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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또…"불안씻어준 한판|장정구, 토레스에 판정승 롱런가도에 들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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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대전=이민우기자】 한국의 유일한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WBC라이트플라이급)인 장정구(20)는 어려운 지명방어전을 무사히 넘겨 타이틀롱런의 가능성을 보였다.
장정구는 10일밤 대전충무체육관에서 도전자 「헤르만·교오에이·토레스」 (25·멕시코·동급 1위)를 10회에 두차례 다운을 뺏고 심판 전원일치로 압도적 판정승(1백l9-1백8, 1백18-1백8, 1백18-1백11)을 거둬 박종팔-나경민의 라이벌전이후 불붙기 시작한 프로복싱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약물중독사건의 장본인이며 「토레스」의 실질적 매니저인 일본의 「가네히라」(금평정기)씨도 『1회에서 챔피언장의 과감한 일격이 강타자 「토레스」의 페이스를 깨뜨렸다.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없는것이 흠이지만 이같은 핸디캡만 극복하면 「구시껜·요오꼬」이후 이 체급에서 또 하나의 훌륭한 챔피언이 될것같다』며 극찬해 마지않았다.
장정구는 『1회에 오른쪽 단발이 「트레스」턱에 명중해 KO승을 서둘렀다. 그러나 가드를 내린것이 화근이 돼 그의 왼쪽훅을 오른쪽 관자놀이에 맞는 순간 정신을 깜박 잃고 아찔했다. 4회까지 우세를 확신했으며 7회엔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눈마저 찔려 힘들었다. 그러나 10회에 두번째 다운을 뺐었을 때 「데이비·펄」주심이 「토레스」를 의사에게 데려가는 바람에 KO찬스를 놓쳤다. 스피드와 테크닉은 자신 있었지만 「토레스」의 펀치는 정말 겁이 날 정도였다』면서 많은것을 배웠다고 솔직이 말했다.
장은 11일 아침에도 오른쪽 광대뼈가 많이 부어있었으며 『3차방어전은 매니저가 골라주는 상대와 대결하겠지만 대전일자는 두달후인 11월중순께로 하고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호연 매니저는 『3차방어 상대는 가능한한 국내복서 중에서 고를 계획이다.
장이 이번 2차방어전을 너무 힘들게 치러 쉽게 보내려는것이다. 또 이것이 어려울경우 미국의 「조이·올리버」(동급 3위) 와도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가능한한 동양권 도전자를 선택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국내 복서중장의 상대로는 강순중(WBA동급9위) 김용현(WBA동급10위)이 떠오르고있다.
또 「올리버」는 장이 이긴 「사파타」와 「토레스」에게 모두 패한바있어 강력한 도전자는 아닌것으로 보여진다. 또 이외에 필리핀의 「도디·페날로사」(동급9위), 태국의 「소트·치탈라다」(동급8위)등이 랭킹에 올라있는 후보다.
한편 이날 경기가 끝난뒤 이탈리아의 「안로니오·시아라」감독관은 ⓛ주심은 10회에 석연치 않게 다운된 「토레스」를 의사에게 보이고 경기를 끝내지 않았다.②장정구가 7회에 눈을 찔렸는데도 상대에게 파울을 안줬다.③경기전 두 복서의 도핑테스트(약물검사)를 하지 않았다등 3가지의 잘못된점을 지적하면서 이를 WBC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승리로 23승 (11KO) 1패를 기록하게된 장정구는 대전료로 1차방어전에서 매니저 몫을 제외하고 3천2백만원(약4만달러)을 받은뒤 2차방어전에서 4천4백만원(약5만5천달러)을 거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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