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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소지섭 오빠도 격려해줬어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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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그가 광고 모델로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의류 매장에 돌이 날라 오곤 했다. 그의 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한 탤런트가 거의 매장 당하다시피 했다. 그가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이 온통 악성 댓글로 뒤덥히다시피 했다.

서지영이 돌아왔다. 샾 해체 뒤 3년 여만에 솔로 앨범 '리슨 투 마이 하트'(Listen to my heart)를 발표하고 하루가 멀다시피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많이 아팠다. 온 세상이 자기를 욕하는 것 같아 대인 기피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서지영은 이제 추수를 앞둔 농부의 얼굴처럼 여유로운 표정이다. 노래를 다시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모습이었다.

#많이 나오니 반감이 좀 줄어든 것 같아요

"요즘 여기저기 얼굴을 비추니깐 거부감이 좀 줄어든 게 아닌가 싶어요. 그냥 마음을 편하게 먹으려고 하고 있어요." 안티 팬들의 반감이 좀 줄어든 것 같다고 했더니 이내 날아든 답이다. 여자 나이 스물 다섯.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나이건만 그는 세상을 달관한 듯한 모습이었다.

"시간이 약인 것 같아요. 처음에는 TV도 못 틀고, 컴퓨터도 못켰어요.앞으로 뭘하고 살아야지? 내가 누구라는 것을 사람들이 다 아는 데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온통 이런 생각들로 죽고만 싶었죠."

담담하게 이야기하지만 당시 서지영은 몸무게가 10㎏ 가량 빠질 정도로 가슴 앓이를 했다. "원망도 많이 했고, 반성도 많이 했어요. 후회도 많이 하고." 수많은 인터뷰마다 되풀이됐을 질문들. 채 아물지 않은 상처에 소금을 뿌리면 엄청 아플 법도 하건만 그는 자연스러웠다.

#소지섭 오빠도 격려해주더라구요

서지영이 가수 활동에 앞서 연기자로 안방 극장 문을 두드렸을 때 안티 팬들의 반감은 대단했다. 시청자 게시판을 가득 메운 하차 요구로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그의 출연 분량이 대폭 줄어드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통과 의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연기란 게 너무 매력적이었어요." 시청자들은 반감을 가졌을 언정 드라마 제작진은 촬영장에서 서지영을 무척 아꼈다.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소지섭조차 요즘도 가끔 '가수 활동 잘 보고 있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곤 한다.

"주눅도 많이 들었고 창피하기도 하지만 꼭 연기를 다시 한 번 하고 싶어요. 덜렁덜렁 거리는 나 같은 역할을..."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은

샾 해체는 서지영과 이지혜의 불화가 도화선이었다. 이지혜와의 갈등은 어떻게 봉합했을까? "우연히 길에서 본 뒤 연락을 다시 하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술을 함께 먹으면서 서로 끌어안고 펑펑 울었죠. '내가 미안해, 언니가 미안해'하면서요. 팀이 아니었으면 훨씬 친할 수 있었을텐데..."

다시 무대에 선 서지영은 노래를 하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한다. "덜덜 떨릴 줄 알았는데 옛날 생각이 나면서 너무 좋더라"는 그는 이번 앨범 컨셉트를 '행복'으로 잡았다. J-Pop 스타일이 가미된 타이틀곡 '스테이 인 미'를 비롯해 앨범 전체가 어깨가 자연스럽게 들썩일 정도로 밝고 경쾌하다.

"아, 서지영 앨범이 나왔구나. 방긋 방긋 웃으면서 노래하니 보기 좋네. 이렇게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내 노래를 듣고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면 더 바랄 나위가 없구요."

'스물 다섯' 서지영은 이제 다시 시작이다. 그가 빨간머리 앤의 주근깨처럼 귀여운 미소를 아무런 부담없이 흩뿌릴 때가 올 수 있을 지 기대된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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