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감염 우려 높은 H5N1형 조류독감 중국 전역으로 급속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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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국이 국제동물위생기구에 보고한 7건의 조류독감 중 4건이 이달에 발생해 중국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타이핑의 한 농민이 새끼 거위들을 데리고 가는 모습. [타이핑 AP=연합뉴스]

철새 이동기를 맞아 조류독감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인체감염 우려가 높은 H5N1형 조류독감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조류독감은 세계적으로도 빠르게 퍼져나가는 추세다.

중국 내 조류독감은 중서부 칭하이(靑海)에서 먼저 발견됐다. 이후 서부의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와 티베트를 거쳐 북부 네이멍구(內蒙古)와 동부 내륙인 안후이(安徽), 그리고 중남부 내륙인 후난(湖南)에서 차례로 나타났다. <지도 참조> 중국 농업부가 올해 국제동물위생기구(OIE)에 보고한 H5N1형 조류독감 발생은 7건이나 된다.

중국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우선 국무원 위생부는 24일부터 이틀간 베이징(北京)에서 조류독감 관련 국제포럼을 열었다. 농업부.국가발전개혁위원회.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과 각 성(省)의 위생청 관계자는 물론 홍콩과 마카오의 위생 관계자와 세계보건기구(WHO) 대표도 참석했다. 국가질병예방센터는 전국 각지에 전문가를 파견해 방역활동에 들어갔다. 베이징시는 ▶가금류 도살 금지▶공항.역.국경 검문소의 검역 강화 등 8대 예방대책을 마련했다. 광둥(廣東)성 선전(深?)시는 네이멍구산 가금류 가공육의 수출을 잠정 중단했으며 랴오닝(遼寧)성은 독감예방 백신 4000만 개를 확보했다.

중국이 이처럼 조류독감에 취약한 것은 농촌 가금류 농장의 위생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가금류의 면역력이 떨어져 쉽게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이 밖에도 ▶동남아.러시아 등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철새 이동경로의 중심이며▶중국 사람들이 닭과 오리 요리를 선호하는 것도 한 이유다. 유럽과 아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22일부터 25일 사이 영국.스웨덴.독일.러시아 등지에서 차례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아시아에서도 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번지고 있다. 미국.캐나다.중남미 국가들도 "우리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며 경보령을 내리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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