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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웰빙식탁에 오르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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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지난해 우리 국민은 한 사람당 라면을 평균 80개 정도 먹은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가 발달하면 싸구려 인스턴트 음식이나 정크푸드는 외면당하는 일이 흔하지만 라면만은 예외다. 이미 한국 사람의 식생활에서 라면은 김치만큼이나 뗄 수 없는 '국민 음식'으로 꼽힌다. 지난해 시장규모는 1조5000억원. 올해는 1조6000억원쯤 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라면의 인기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라면업계의 신제품 내놓기 경쟁도 치열하다. 지금 시중에 나와 있는 라면 종류만도 100여 종. 여기에 최근엔 웰빙 바람을 타고 개당 1000원이 넘는 고급 라면이 속속 등장하고 된장맛 등 다양한 맛을 가진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특정 영양 성분을 첨가해 회원에게만 파는 라면도 있다.

◆ 라면도 차별화 시대=최근 생라면 등 고급(프리미엄급) 라면 출시가 줄을 잇고 있다. 고급 재료를 사용하고, 가격은 600원 안팎인 보통 라면보다 20~100% 더 높였다. 수프를 기존의 가루형태에서 다진 양념 형태로 바꾸는 것도 붐이다. 풀무원은 최근 기름에 튀기지 않은 생라면(130g, 1500원)을 선보였다. 생면에 사과.생강.마늘 등 7가지 채소와 올리브유를 이용한 액상 수프를 넣었고, 1개월 기한으로 냉장 유통된다. 삼양식품은 면에 참깨 분말과 우유 등을 섞었다는 '장수면(115g, 1000원)'을 이달 중순 내놓았다. 수프도 브로콜리나.표고버섯 등 고급채소를 첨가했다고 밝혔다.

한국야쿠르트는 이달 초 된장을 수프의 주재료로 사용한 장라면(120g, 600원)을 선보였다. 농심은 지난해 식물성 원료만을 사용한 라면 '채식주의(104g, 850원)'를 내놨으며 밀가루 대신 감자를 면의 원료로 사용한 '농심감자면(117g, 850원)'도 판매 중이다. 다단계 업체 암웨이는 면에 발아현미.DHA.비타민 등을 첨가한 '뉴트리면(120g, 500원)'을 회원들을 상대로 판다. 일반인들은 회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살 수 있다.

봉지라면 외에 용기면 제품도 늘어 오뚜기는 지난 8월 '다이어트면'을 앞세우며 저열량의 김치맛.우동맛 컵누들면(36.2g, 900원)을 내놓았고, 농심도 안성탕면 사발면(88g, 650원).오징어짬뽕컵(67g, 650원) 등을 선보였다.

◆ 라면시장 잡기 전략도 다양=국내 라면 시장은 농심이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삼양식품.오뚜기.한국야쿠르트 등이 뒤를 잇고 있다. 농심의 신라면과 안성탕면이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라면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다른 업체들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에 도전하는 형국이다.

80년대 중반까지 1위를 차지했던 삼양식품은 한국식품연구원과 함께 개발한 '장수면'과 지난 9월 내놓은 생새우탕면 등 '고급화'와 '다양화'를 통해 과거 영광을 재현한다는 계획이다. 배우 차승원을 앞세워 "이렇게 맛있는데 언젠가는 1등 하지 않겠습니까"라며 '맛'을 내세우는 오뚜기는 용기면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마케팅팀 조병박 차장은 "일본은 용기면이 전체 라면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며 "용기면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한편 앞으로 1000원대의 고급면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는 된장 수프로 만든 장라면을 내놓으며 인기드라마 '대장금'을 패러디한 광고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된장 맛에 이어 앞으로 장류를 수프의 주재료 이용한 라면을 다양하게 내놓겠다"고 말했다. 또 카레컵면.크림 스파게티 등 용기면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생라면으로 라면시장에 진출한 풀무원은 프리미엄급 고급 라면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순한맛.매운맛 두 종류뿐이지만 앞으로 간장맛.된장맛.돈골맛(돼지뼈를 우린 맛) 등 다양한 생라면를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에 농심도 앞으로 건강.기능성 라면 등 고급면을 내놓아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겠다고 밝혔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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