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학과]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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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공간은 제4의 영토입니다. 이곳의 안전을 지키는 게 국가 안보의 핵심 과제죠.”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 임종인 교수의 얘기다. 2011년 6월 신설된 사이버국방학과는 국방부의 위탁을 받아 사이버 전쟁에 대비할 엘리트 장교를 육성하는 사이버 사관학교다. 2012학년도부터 매년 정원 30명씩 선발하고 있다. 수시모집으로 20명, 정시는 10명을 뽑는다. 합격생은 상위 1% 이내의 최상위권이다. 고려대에서 의대를 제외하고 입학 커트라인이 가장 높은 학과다. 임 교수는 “거의 영재학교와 과학고 출신이 대다수다. 자사고 출신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에서 위탁한 인재 양성소인만큼 혜택도 많다. 4년간 학비는 무료다. 학업지원금으로 매월 50만원을 준다. 원하는 학생에게는 기숙사도 제공한다. 교수진도 화려하다.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을 겸하고 있는 임종인 교수는 청와대 안보 특보다. 이상진 교수는 세계포렌식경진대회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디지털포렌식 분야 1인자다. 임 교수는 “암호학, 보안학, 개인정보보호정책 등 교수진 전원을 국내 최고 전문가를 임용했다”고 자부했다.

 사이버전을 수행할 장교를 육성하는 학과답게 사이버전쟁 실습실도 갖췄다. 3학년 이지섭씨(21·가명)는 “실습실에서는 사이버 전쟁의 시나리오를 짜고 공격팀과 방어팀으로 나눠서 실제 전쟁과 유사한 전쟁과 테러 등 위기상황을 자주 경험하며 노하우를 쌓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전 실습 훈련실을 갖춘 학교는 고려대 사이버국방학과가 유일하다.

 지원을 많이 받는 만큼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분량도 적지 않다. 졸업할 때까지 이수해야 할 학점은 150학점이다. 전공 과목이 무려 108학점이다. 임 교수는 “학부 4년 졸업하면 석사 학위 이수자 정도의 수준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업은 컴퓨터에 대한 내용이 주가 아니다. 암호학·디지털포렌식·국제법·심리학·법학 등 이공계와 인문계 과목에다 군사전술전략 내용까지 배운다. 임 교수는 “사이버 보안은 미래 융합학문”이라며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공명과 같은 입체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면 사이버 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학생들은 수업에 대해 “새롭고 재미있다”고 입을 모은다. 2학년 천준호(20·가명)씨는 “해킹 분야는 최신 트렌드를 모르면 금방 뒤처질 수 있는데, 교수님들이 수업 시간에 전혀 알려지지 않은 최신 정보를 알려주기 때문에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게 된다는 사실도 자부심을 느끼게 만든다”고도 했다.

 사이버국방학과 졸업생 전원은 국방부의 사령부에서 7년간 장교로 복무한다. 복무 중에 석박사 학위를 따는 것도 가능하며, 대학원 학비도 전액 지원한다. 2학년에 재학 중인 여학생 한예진(21·가명)씨는 “군대에 가는 데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재학 중에 군사훈련을 받는 것도 없고, 군에서 전역하고 나면 국가공무원 경력과 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고급 노하우, 그리고 이 분야에 탄탄한 인맥까지 얻게 되는 셈이라 오히려 졸업 후가 기대된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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