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명의 『이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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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이달의 소설중에는 정종명씨의 『이오』(현대문학), 임철우씨의 『잃어버린 집』(한국문학), 이진우씨의 『장거리 주자』(문학사상)등이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정종명씨의 『이오』은 우리사회의 부도덕함과 헐떡이는 병리현상이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노동운동을 한 전력을 가지고있는 사람이 직장에 취업한다. 그직장 사장은 그의 동창이다. 그는 과거 노동운동을 했지만 지금은 그런 의식을 표면화시키지 않고 있으며 샐러리맨일 따름이다.,
어느날 그는 회사를 그만 두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 그는 교활한 방법에 의해 그 사회에서 추방당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장(진구)이 그를 승진시키는데서 시작된다. 승진을 시켜놓고 아랫사람들의 반발을 유도하는 방법을 사장이 쓴다. 그의 승진이 그를 몰아내기 위한 속임수였음이 그와 같이 일했던 사람들의 행동에서 드러났을 때 그는 이 직장·사회에 대해 절맘감을 느낀다.
이 소설은 매우 상징적으로 씌어졌다.
주인공은 이같은 상황에 부닥치면서 갑자기 귓속에서 「바닷가의 솔바람소리와 전동차의 급박한 요란한 소리」를 함께 듣는「이오」현상을 일으킨다. 바닷가 솔바람소리는 현대인에게 고향의 소리로 보이며 작가는「진실」을 뜻하려한다. 이에대해 전동차소리는 복잡한 현실의 삶에서 나오는 소리며 「비리」이다. 이 두소리가 함께 들리면서 그는 망연하게된다.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 오늘의 많은 사람들의 고통이 여기에 있다.
임철우씨의 『잃어버린집』은 일견 평범하다. 소녀의 아버지는 채석장에서 몸을 다쳐 병신이 되었다. 어머니는 그 일이 있은 후 채석장에 나가 술을 팔고 몸을 팔며 타락한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목졸라 죽이고 그도 자살한다. 그리고 소녀는 …. 이러한 이야기를 임씨는 구성과 문장력으로 선명하게 그려내고 있다. 말하자면 그분위기를 뛰어나게 드러낸 것이다.
이진우씨의 『장거리 주자』는 소설속에 스포츠를 끌어들였고 그를 통해 전혀 다른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었다. <도움을 주신분="김윤진·권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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