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총재 정계 복귀 몸 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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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이 전 총재는 23일 대구에 내려가 10.26 재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유승민 후보를 격려했다.

유 후보는 2002년 대선 당시 당 여의도연구소장을 맡아 이 전 총재의 최측근으로 활동한 인연이 있다. KTX에 탄 이 전 총재가 동대구역에 내리자 지지자 100여 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이회창'을 연호해 대선 때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 전 총재는 유 후보 사무실에서 "후보로서는 더 말할 나위없는 제일 좋은 상품"이라며 "얼마 남지 않은 선거운동 기간에 성심 성의껏 해서 좋은 성과를 내달라"고 덕담을 건넸다.

그는 자신의 정계복귀설을 의식한 듯 시국 현안에 대해선 일절 말을 삼갔다. 또 이번 방문은 "개인 차원의 격려일 뿐 정치활동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구행이 사실상 선거 지원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이 전 총재가 정계복귀의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최근 그가 사회 원로 시국성명에 참여하고 이명박 서울시장에게 공개경고를 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라는 것. 이 전 총재는 27일께 측근들과 서울 근교 산행도 준비하고 있다.

여권은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가 실현될 경우 야권 분열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판단에서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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