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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장 글렌 허버드 인터뷰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12호 21면

블룸버그

미국 보수 진영의 대표적인 경제학자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장은 “올해 세계경제는 미국이 주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영대학원장답게 “MBA(경영학 석사) 학위는 여전히 가치가 높다”고 했다.
 
-미국경제의 호조가 다른 나라들의 경기 회복에도 도움이 될까.
“미국은 올해 무난하게 3%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많은 경제학자가 미국의 성장률 예상치를 더 높게 잡고 있다. 저점에서 고착될 기미를 보이는 국제유가가 달러화 강세로 인한 부작용을 완화하고도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경제의 강세는 세계 각국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유럽과 일본이 지속적으로 성장 중심의 정책을 펴야 그 결과가 확실하게 나타날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대부분 전문가는 중국경제가 올해 7%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가 보기엔 그런 예상은 좀 낙관적이다. 중국의 중기(中期)적인 문제는 엄청난 규모의 부실채권이 금융 시스템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부실채권은 투자 대비 수익이 낮은 자산에 대한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중국경제는 앞으로 많은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는 어떻게 평가하나.
“아베 신조 총리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일본은행의 통화 확대 정책도 매우 건설적이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본격적인 구조개혁 없이 국내총생산(GDP) 예상치를 높게 잡은 것은 너무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일본처럼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미국과 다른 선진국에서도 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성숙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는 국가들은 생산성 향상에 집중해야 한다. 무역 자유화, 세제 개편, 유연한 노동시장 등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은 이미 많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이 큰 도움이 될까.
“FTA는 반드시 글로벌 정책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 소비자에게는 직접적인 혜택이 있고, 생산성 향상 등에는 간접적인 혜택이 있기 때문이다. TPP는 한국과 미국 모두에 매우 중요한 협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 의회를 잘 설득해 TPP를 완결해 내길 기대한다.”

-유럽경제는 그리스의 좌파정권 등장으로 술렁이고 있다.
“선거 기간엔 여러 가지 말을 했지만 그리스의 새 정부가 유로존에서 탈퇴하리라고 보진 않는다. 채무 재조정에 힘쓸 것이다. 유럽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만으론 부족하고 근본적인 구조개혁에 나서야 한다. 최근 ECB의 양적완화가 박수를 받고 있지만 그 효과가 오래갈 것 같지 않다.”

-MBA 학위의 가치가 예전 같지 않은 것 같다.
“MBA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중요한 학위다. 세계 수위권의 비즈니스 스쿨에 진학한다면 말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MBA 소지자는 분석적 사고, 미래에 대한 비전 등으로 인해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글렌 허버드 1991~93년 미 재무부 차관보, 2001~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시 백악관 경제자문회의(CEA) 의장을 지냈다. 83년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박성우 기자 bla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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