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LG배 중국끼리 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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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9일 베이징(北京)에서 벌어진 10회 LG배 세계 기왕전 준결승에서 이세돌 9단이 중국 랭킹 1위 구리(古力) 7단에게 져 탈락했다. 실질적인 결승전이나 마찬가지였던 이 대결에서 이세돌은 특유의 강수를 연발하며 바둑을 자신의 특기인 혼전으로 몰고갔으나 초반 접전의 실패가 부담이 되어 아쉽게도 231수에서 돌을 거둬야 했다.

이세돌은 지난해 삼성화재배 준결승에서 구리를 꺾은 뒤 결승전에서 왕시(王檄)를 가볍게 제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공교롭게도 이번 LG배는 당시와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박정상 5단이 8강전에서 중국의 조선족 강자 박문요 4단에게 패배하는 바람에 한국은 이세돌 9단 혼자 남게 되었고 삼성화재배 때처럼 중국 3명 대 한국 1명의 구도와 함께 구리와 맞서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세돌은 여기서 막혔다. 삼성화재배에 이어 도요타-덴소배,후지쓰배 등 큰 세계 대회를 독식하며 세계바둑계에서 공포의 존재로 떠올랐던 이세돌이건만 중국의 차륜전에 지친듯 기어이 쓰러지고 만 것이다.

또 한 판의 준결승전에선 중국의 16세 소년강자 천야오예(陳耀燁) 5단이 박문요 4단을 흑 불계로 꺾어 구리와 우승컵을 놓고 5번기를 벌이게 됐다.

◆ 기이한 종국 장면=231로 몰자 이세돌은 돌을 던졌다. 판은 흑과 백이 천하를 완전히 이등분한 양상. A로 따낼 경우 백집은 116집. 우측 흑집은 118집. 그러나 흑은 좌하에도 10집이 있어 백이 안 된다. 한가지 특이한 것은 '살아 있는 돌이 모두 연결되면 필승'이란 오랜 통설이 이 판에서 깨졌다는 점이다. 백돌은 살아 있는 돌이 모두 연결됐음에도 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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