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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의 전망과 대책|뇌염 올해는 극성 덜할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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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본뇌염 다발시기가 다가온다.
뇌염의 최다발생시기는 8월하순에서 9월초순까지. 이 기간 동안 뇌염환자의 80%이상이 발생한다. 1주일 내지 보름정도의 잠복기를 감안하면 특히 뇌염모기 밀도가 급상승하는 8윌중순부터 말까지가 뇌염모기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는 일찍 시작된 더위로 평년보다 20∼30일정도 빨리 뇌염모기가 발생, 보사부는 지난해보다 20일 빠른 지난5월24일 일본뇌염주의보를 내렸었다.
그러나 그 동안 계속된 장마와 저온현상으로 현재 뇌염모기의 밀도는 예년에 비해 낮은 상태라는 것이 국립보건원의 조사결과다.
계속된 비로 논에서 자라고 있던 뇌염모기의 유충이 씻겨 내려갔고 많은 성충이 비로 인해 죽었으리라는것.
뇌염모기나 중간숙주인 돼지에서도 일본뇌염바이러스가 발견되지않아 아직까지 뇌염경보도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뇌염이 극성을 부렸던 작년은 7월23일에 뇌염경보가 발령되였었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금년의 뇌염발생이 70년대후반 아주적었던 수준에 머물것이 아닌가 보인다.
보건당국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68년이래 1백80명이라는 최대 희생자를 냈던 지난해의 뇌염충격이 올해는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느라 부산하다.
뇌염모기의 번식사이클은 기상조건에 민감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8월의 기상여건에 따라서는 뇌염모기가 급증, 뇌염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이 그다지 춥지 않았던데다 8월한달이 예년에 비해 l∼2도 높은 무더운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는 중앙기상대의 예보이고 보면 지난해 여름처럼 뇌염모기가 극성을 부릴지도 모를 일이다.
뇌염모기가 본격적으로 기습을 부릴 시기를 맞아 국립보건원 병독부장 백승복박사로부터 뇌염모기와 뇌염대책에 대해 알아본다.
우리나라에 있는 48종의 모기중 「작은 빨간집모기」 (일명 쿨렉스모기) 만이 일본뇌염을 전파한다.
암갈색에 몸집이 작은편인 이모기는 6월중순부터 9윌말까지 발견되는데 특히 8월 중순에서9월초사이에 많이 나타나 이기간중의 뇌염모기 밀도는 90%를 넘게되는것이 보통이다.
쿨렉스모기는 대부분 돼지등 가축의 피를 빠는데 돼지가 바이러스를 매개하는 증폭숙주 노릇을 한다.
뇌염에 걸린 돼지가 쿨렉스모기에게 뇌염바이러스를 줄 수 있는 기간은 3일정도인데 그 기간동안 감염된 돼지의 피를 빤 모기가 감염되는 경우는 40%미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논이 많고 돼지사육농가가 많은 전남북·충남북·경기등 서해안지역에 뇌염모기가 많아 발병률도 높다.
배란에 필요한 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동물의 피를 빠는 쿨렉스모기의 습성은 특히 하오8시20분부터 9시사이에 활동성이높다.
뇌염바이러스의 월동경로가 밝혀지지않아 뇌염환자의 발생빈도의 변화에 대한 원인이 밝혀져있지 않지만 통계적으로보면 60년대까지는 대개 3년 소주기와10년 대주기를 갖고 환자의 수가 증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70년대에 들면서부터는 환자의 발생이 급격히 줄었는데 이는▲백신접종의 확대▲농약사용량증대로 인한 유충살충효과등이 커다란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뇌염모기에 물린 사람 1천명중 뇌염에 걸릴 확률은 1∼2명정도.대부분의 사람들은 불현생감염으로 끝나 항체를 갖게 되며 반복적으로 뇌염모기에 물려 항체가 증가하기때문에 대부분 성인들은 잘 걸리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3∼14세의 어린이들이 많이 걸리지만 어떤 어린이들이 잘걸리는가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아직없다.
다만 활동이 많은 남자어린이가 여자어린이보다 많이 걸리고 모기가 많은 농촌지역의 어린이일수록 발병률이 높다는 정도만 통계적으로 밝혀져있다.
보사부가82년도 발병자들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군·읍·면지역의 어린이들이 대도시의 어린이보다 3배정도 높은 발병률을 나타냈다.
증상은 모기에 물린지 7∼15일사이에 갑자기 두통이 생기고 섭씨 39도 전후의 고열이 나며 구토· 설사· 복통· 빈혈· 의식장애등이 나타난다.
발병후 7일이내에 회복되지 않으면 사망하는 경우가 많으며 회복되더라도 마비·지능장애·언어강애등의 후유증이올 수 있다.
보통 10명중 1∼2명은 사망한다.
예방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과 백신접종 뿐이다.
백신은 늦어도 1∼2주간격을두고 2차례 맞은후 1년후에 l회 추가접종을하고 그후에는3∼4년에 1번씩 맞는것이 바람직하다.
국내외의 임상실험결과 백신의 효과는 80%정도로 밝혀져있다.
백신접종후 면역이 생기기까지는 보통 2주정도 걸리므로 늦어도 7월말까지는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9월말까지는 뇌염모기밀도가 높으므로 지금도 늦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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