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비|한국, 세계3대 비해우려지역의 하나|캐나다 환경청 연구관 정용승박사, 세미나서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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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나라가 산성비에 의한 산성토양화가 심각하게 우려되는 세계3대지역의 하나에 포함돼 이에 대한 시급한 대책이 강구되어야할것같다.
환경청이 주최한 「환경문제세미나」(1∼11일) 에 참석하고있는 정용승박사(캐나다환경정환경연구관) 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캐나다동부를 포함한 미국동부·유럽전역과 함께 산성비로 인한 토양의 산성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는 지역에 들어있다.
우리나라는 풍화작용이 심하게 이루어진 노년기지층이 대부분으로 원래 토양이 산성을 띠고 있는데 최근의 공업화물질로 인해 아황산가스와 질소산화물등의 배출이 많아지면서 이로인한 산성비의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상승작용으로 토양의 산성화가 더욱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것.
따라서 산성비의 강우분포와 농도분석및 이에따른 종합적인 대책을 하루속히 세우지 않으면 농작물의 수확량감소등의 단편적인 피해는 물론 생태계의 파괴에 이르는 원초적인 피해까지 순식간에 진행돼 국토의 폐허화가 우려되고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후유형상일본과 중국대륙으로부터 정기적인 기류의 유입을 받게돼있는데 근래 일본과 중공의 공업화추세가 가속됨으로써 이들나라에서 내뿜는 오염물질이 상승기류를 타고 올라가 이동기류를 형성, 우리나라까지 도달, 산성비를 뿌리기때문에 산성비의농도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때문에 우리나라의 독자적인 노력만으로는 효과적인 산성비대책을 세울수가 없는 실정이다.
현재 산성비로 인한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는 캐나다의 경우 그 주요인이 미국동부의 디트로이트·버팔로등의 공업지대에서 내뿜는 오염물질이 캐나다까지 밀려오기 때문이라는 분석걸과를 가지고 78년부터 미국에 대해 이에대한 근본적 대책수립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고 최근 「트뤼도」수상과 「레이건」대통령간의 회담에서도 이문제가 주요의제로 다루어졌다.
한편 스웨덴에서도 자체오염에의한 산성비생성요인이 전혀없는데도 토양의 산성화와 호수가 폐수화되는등의 피해를 보고 있는데 이것이 영국과 독일등의 공업지대에서 뿜어낸 오염물질의 탓이라고해서 이들 국가간 분쟁의 요소가 되고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경우도 산성비에 대한 근본적인 방지대책을 세우기위해서는 일본·중공등 인근국가들과의 다각적인 협의를 통해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것이 정박사의 주장이다.
그런데 토양의 산성화가 심화되면 식물의 고사에 따른 산림의 황혜몌화는 물론 곡물의 수확량도 급격히 감소해 심각한 식량문제를 야기할수도 있다.
또한 산성비가 흘러드는 강이나 호수등도 강한 산성을 띠게돼 남·카드뮴등 중금속의 용해작용이 두드러지고 이에따라 담수어와 이를 식수로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중금속의 중독현상을 일으키게된다.
노르웨이의 경우 산성비로 인해 1천7백개소이상의 호수가 죽음의 호수로 변했고 캐나다도 전체 호수의 5분의1이 폐수화한 상태.
산성비는 또한 건축물이나 동상등 석회질로된 물체에도 심한 부식작용을 일으켜 로마와 영국등지에서는 벌써부터 산성비로인한 유적의 폐허화가 사회문제로 대두돼왔다.
한편 산성비자체만이 아니라 오염물질에 의한 인체의 피해도 두드러지게 나타나 미국의경우 매년 5만명이상이 오염물질로인한 피부질환·안질, 또는 호흡기장애로 목숨을 잃고있다.
결국 「소리없는 위기」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산성비의 폐해를 막기위해서는 근본적이고 입체적인 대책이 하루속히 마련돼야하고 그렇지 않을때 우리는 조만간 폐허화된 자연속에서 허덕이게 되리라는 경고다.

<산생비란>
글자그대로 산성을띤 비를 말한다. 보통비도 편균PH (수소이온농도) 5.6∼5.7의 약한 산성을 띠고는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되는것은 PH5.5이하의 강산성을 띤비다.
산업체나 발전소 또는 자동차에서 석탄이나 석유등의 화석연료를 태울때 불완전연소로배출되는 아황산가스와 질소산화물들이 상승해서 공기중에 떠다니다가 수증기에 녹아듬으로써 황산과 질산등의 산성물방울이 되었다가 비에 섞여 내리게 되는것이다.
그런데 산성비는 반드시 공장이나 발전소부근 또는 자동차의 운행이 많은 지역에만 내리는 것이아니고 그 강우범위가 무척 넓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즉 공강의 굴뚝에서 배출된 아황산가스나 질소산화물은 상승기류를 타고 떠올라 이동기류를 따라 움직이는데 정용승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최고 5천km까지 이동하기때문에 자체노력만으로는 산성비의 피해를 막을수가 없다고한다. <윤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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