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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대평 신당'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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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심대평 신당'이 과거 자민련의 녹색 바람을 재현할 수 있을까. 심대평(사진) 충남지사가 이끄는 가칭 국민중심당(중부권 신당)이 19일 닻을 올렸다. 심 지사는 이날 여의도 신송빌딩 17층에 마련된 신당 당사에서 500여 명의 지지자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심 지사는 창당 취지문에서 "우리 국민은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대결의 정치, 당리당략에 치우친 정쟁 등 구태정치로 지쳐 있다"며 "사회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경륜을 쌓아온 새로운 정치 세력을 모아 21세기 선진 한국의 힘찬 미래를 건설하고자 창당의 돛을 올린다"고 밝혔다.

그는 "자유민주주의와 선진 시장경제 체제를 국가의 근본 가치로 설정하고 좌우 보혁의 이념 굴레에서 벗어나 실사구시의 생활 정치를 실현하는 국민 제일주의 노선을 채택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심 지사를 비롯, 무소속의 신국환.정진석.류근찬 의원이 참석했다. 조부영.변웅전.김범명 전 의원 등 과거 자민련 당직자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민주당에선 신중식 의원이 축하사절로 참석했다.

국민중심당은 28일 창당준비위를 발족시켜 선관위에 등록한 뒤 11월 24일 서울에서 창당발기인 대회를 연 뒤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창당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심 지사는 다른 정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국민 중심의 새 정치에 동참하고자 한다면 누구와도 함께 논의하고 힘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심 지사와 저녁 식사를 함께했던 민주당 한화갑 대표도 이날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중심당은) 태동 과정에서 정서적으로 부합되는 면도 있고, 정책 면에서도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느껴진다"며 "이러한 정당하고는 제휴.협력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중심당이 충청권 광역단체장 3곳 가운데 1~2곳이라도 당선자를 배출한다면 민주당과의 '제2의 DJP 연대'가 본 궤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당의 앞길에 불투명한 요소도 많다. 무엇보다 진통을 겪고 있는 자민련과의 통합 협상이 끝내 결렬될 경우 지방선거에서 양당이 공멸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또 이름만 바꿨지 자민련과 똑같은 지역주의 정당이란 비판 여론도 헤쳐 나가야 한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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