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벗은 리디아 고, 더 견고해진 플레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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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는 29일 개막전인 코츠 골프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4언더파 공동 6위에 올랐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최연소 세계랭킹 1위에 오른다.

안경 없이도 리디아 고(18·뉴질랜드)의 플레이는 견고했다.

리디아 고는 콘택트렌즈를 낀 낯선 모습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막전에서 처음으로 팬들에게 선보였다. 자신의 캐디도 알아보지 못했다는 달라진 외모뿐 아니라 개막전 첫 라운드에서 사건 사고(?)를 적지 않게 일으켰다. 리디아 고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 골든 오칼라 골프&에퀘스트리안 골프장에서 열린 코츠 골프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2개를 적으며 4언더파 공동 6위에 올랐다. 6언파를 적어낸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 등 3명의 공동 선두 그룹에 2타 차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리디아 고는 15번 홀(파3)에서 환상적인 버디 퍼트로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12m가 넘는 퍼트가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고 리디아 고는 퍼터를 든 채 환호했다. 1언더파로 올라섰지만 곧바로 16번 홀에서 불운이 닥쳤다. 파 퍼트를 위해 어드레스를 한 상황에서 공이 약간 움직였고, 자세를 푼 리디아 고는 자진신고를 하며 벌타를 받았다. 이로 인해 보기를 적었다.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낚아 다시 언더파로 올라선 그는 후반에 버디 3개를 솎아내며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세계랭킹 2위 리디아 고는 안경을 쓰지 않은 첫 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 도전에 나서고 있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박인비(27·KB금융그룹)를 따돌리고 세계랭킹 1위에 올라선다. 단독 2위를 차지해도 박인비가 3위권 밖으로 밀려나고 루이스가 우승을 차지하지 않는다면 최연소 세계랭킹 1위 등극이 가능하다. 2006년 세계랭킹이 도입된 뒤 최연소 여왕 등극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리디아 고는 현재 롤렉스 랭킹포인트 9.44점으로 9.98점의 박인비에 0.54점 차로 근접한 상황이다. 리디아 고는 최근 2년간 출전 수가 42개로 54개의 박인비보다 적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내면 평균 포인트가 더 많이 올라간다. 그래서 미국 언론들은 리디아 고의 세계랭킹 1위 등극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그럼에도 리디아 고는 “일관성 있는 경기를 펼치는 게 목표”라며 세계 1위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J골프에서 대회 2라운드를 30일 오전 1시에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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