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 "긴장 즐겨야 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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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미·박세리·이미나(왼쪽부터)가 MBC 엑스캔버스여자오픈 전야제에서
만나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장문기 기자]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상금랭킹 1위인 박세리(26.CJ)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미소의 여왕' 정일미(31.한솔홈데코), 그리고 지난해 상금왕인 이미나(22)와 같이 라운드를 한다.

이들 트리오는 지난해 12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제3회 마루한컵 한.일 여자프로골프대항전에 출전, 한국의 승리를 이끌어냈다. 이들은 지난 14일 대회 전야제와 15일 프로암대회에서 만나 다섯달 만에 회포를 풀었다.

이들은 16일 경기도 용인 88골프장 서코스(파71)에서 개막하는 2003 MBC엑스캔버스 여자오픈 1라운드(오전 10시16분 1번홀에서 출발)에서 한조가 됐다.

정일미는 박세리.김미현(26.KTF)이 자리를 비운 KLPGA 투어를 굳게 지키고 있는 국내파의 선두주자다. 학사 골퍼(이화여대)인 정일미는 1999, 2000년 연속 상금랭킹 1위에 올랐고 2001년과 2002년에는 2위를 차지하며 꾸준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프로가 된 이미나는 그해 3승을 거둬 정일미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신인왕과 상금왕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정)"세리, 너를 보니까 최근 무척 어른스러워졌다는 생각이 들어. 전야제 행사 때도 행동 하나하나에 남을 배려하는 모습이었고-. 갑자기 성숙해진 이유가 뭐지?"

(박)"내가 그랬나, 글쎄 나는 못느끼겠는데-(웃음). 자연스럽게 행동했을 뿐인데요. 관록이 붙었나? (웃음)"

(정)"미나는 지난해 프로가 되자마자 3승을 했고 신인왕에 상금왕까지 했는데 올해도 계속 그렇게 잘할 건가?"

(이) "지난해 일은 사실 제가 생각해도 얼떨떨해요. 그런데 그렇게 잘 했던 게 올해 들어서니까 부담이 많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시작하자'는 기분으로 겨울훈련을 했어요. 미국 올랜도에 80일 동안 머물면서 연습을 했거든요. 저도 몰랐던 문제점을 발견했고, 지금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이)"저도 세리 언니한테 묻고 싶은 게 있어요. 저도 언젠가는 LPGA 투어에 진출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그리고 어떻게 해야 언니같은 배짱과 담력을 갖출 수 있지요?"

(박)"미국과 한국 투어는 많이 달라. 적응하기 위한 준비를 많이 해야겠지. 내가 승부에 강한 건 긴장되는 순간을 즐기기 때문인 것 같아. 결정적인 고비다 싶을 때도 이상하게 떨리지가 않고 무덤덤해."

(이)"정프로님은 언제 시집갈거예요. 프로생활 오래 하셨으니 상금도 많이 탔고 돈도 많이 모았을텐데…."

(정)"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질문을 많이 해. 집도 샀고, 차도 좋은 것 타고, 통장도 여러개 갖고 있지. 얼마 벌었는지는 말하기 곤란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을 정도는 돼. 결혼은 3년쯤 뒤에 생각해 보려고 해."

(이)"남자친구는요. 그리고 은퇴하면 뭘 할거예요?"

(정)"남자친구는 많이 있지. 하지만 애인이 없거든. 남자 후배들이 많이 따르는 편이야. 언젠가 은퇴해야 하겠지만 그땐 공부를 더하고 싶어."

(박)(이) "미국 무대에 도전할 계획은요?"

(정)"아직도 생각 중이야. 성적이 계속 좋으면 도전해 보려는 생각은 하고 있어. 글쎄, 잘 모르겠어."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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