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호주제 폐지 추진 위험한 발상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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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호주제 폐지 주장은 국가의 존망에 관한 문제며, 역사에 큰 오점을 남기는 위험한 발상이다. 그러면 안되는 이유는 이렇다.

첫째, 호주제도가 폐지되면 부모 쌍방에 입적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면 같은 자식, 같은 형제자매지만 어떤 자녀는 아버지 성을, 어떤 자녀는 어머니 성을 따르게 된다.

오늘날 동성동본도 팔촌 이상이면 결혼하자는 것이 정부측 법안인데 이 시점에서 아무리 남매 간이라고 하지만 성이 다르면 남남인데 사랑하고 결혼한들 법적으로 무슨 하자가 있겠는가.

친아버지가 시아버지가 되고 친어머니가 시어머니가 될 것은 자명하다. 이것이 가정파괴가 아니고 무엇인가.

둘째, 이혼한 자녀의 의부 성 따르기다. 물론 이혼 여성의 불편은 이해한다. 그러나 인간의 성은 어머니 뱃속에서 정해졌기 때문에 영원히 바꿀 수가 없는 것이다.

어떻게 어머니가 자기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타고난 자식의 성까지 바꾸면서까지 행복을 찾으려 한단 말인가. 만의 하나 세번 네번 결혼한다면 자식의 성도 세번 네번 바꿔야 하는데 이것이 과연 부모로서 할 짓인가.

셋째, 호주제가 폐지되면 어느 가정을 막론하고 가계가 단절되고 대가 끊긴다. 영원히 뿌리까지 없어져 자기가 태어난 흔적조차 찾을 길이 없다. 부자.형제도 남남이 되고 조상.족보.일가 친척도 다 없어진다. 가정이 무너지는데 국가인들 안전하겠는가.

이덕희 성균관 가족법대책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