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2호선 18일 개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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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대구지하철건설본부장이 17일 2호선 전동차 객실에 설치된 비상인터폰으로 기관사와 통화하며 최종 점검하고 있다. 황선윤기자

대구시 수성구 고산동 사월역과 달성군 다사읍 문양역을 잇는 대구지하철 2호선(길이 29㎞)이 18일 개통된다. 외환위기와 신남네거리 지반붕괴사고 등으로 사업기간이 3년 연장돼 1997년 1월 착공 이후 8년 9개월 만이다. 2조3330억원의 사업비와 연인원 692만명이 투입됐다. 이로써 대구는 서울.부산에 이어 세 번째로 2개 노선 이상 지하철이 운영되는 도시가 됐다.

이날 오전 11시 용산역에서 시민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통식이 열리며, 일반인은 오후 2시부터 탑승할 수 있다.

한동수 지하철건설본부장은 "2003년 2월 1호선 중앙로역 참사(사망 192명)를 계기로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지하철로 건설됐다"고 밝혔다.

전동차의 바닥재.의자.벽체 등은 모두 불연(不燃).난연성(難燃性) 재질이며, 전동차 안에 화재감지기.비상인터폰, 승강장에 전동차 비상정지버튼과 연기 확산을 막는 경계벽.수막시설 등 안전시설을 두루 갖췄다.

2호선은 대구시내 교통을 1시간 권으로 단축하게 된다. 종점인 사월역~문양역을 49분 만에 오갈 수 있는 데다 환승역인 반월당역에서 1호선 종점인 반야월.대곡지구까지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다.

지하철 수송분담률은 1호선 운영 때의 3.4%(14만명)에서 9.7%(43만명)로 높아지며, 내년 초 시내버스와 무료 환승이 추진되고 있어 대중교통 체계를 크게 바꿀 전망이다.

지하철건설본부 측은 "2호선은 승용차 운행감소.통행시간 절감 등으로 연간 3000억원대의 경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구시 부채 2조8000여억원 가운데 1조3630억원이 지하철 건설로 생긴데다 지하철 운영적자가 연간 400억원(1호선)에서 7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이의 해결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대구지하철 1호선은 98년 5월부터 대곡역~안심역(길이 28.3㎞)을 운행 중이다.

'문화 지하철'…다양한 편의시설

2호선 개통식에선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펼쳐진다.

개통식은 천왕메기농악.현대무용 공연 등 식전행사를 비롯한 2호선 탄생 뒤 미래 모습이 담긴 영상물 상영, 2호선 건설과정 영상물 상영, 시승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특히 이날 26개 전 역에서는 38개 문화예술 행사가 마련된다.

용산역에서는 '박현옥 &컨템퍼러리 무용단'의 현대무용이 2회, 반월당역 등 5곳에서는 사물.무용공연 등이 선보인다.

또 강창역에서는 계명대생의 댄스공연, 두류역에서는 찾아가는 음악회, 반월당역에서는 2호선 사진전 등이 펼쳐진다.

◆ 문화공간=2호선은 전시실 등을 갖춰 '문화 지하철'의 면모를 보인다. 용산(512㎡).반월당(794㎡).대공원(811㎡,1.2 전시실)역엔 미술품 등을 전시할 수 있는 별도 전시실이 마련됐다.

또 용산역의 '떠오르는 태양'을 비롯한 두류.범어.대공원 역에는 조각품 등 거대한 예술품이 설치됐다. 대구문인협회 박해수 회장은 2호선 26개 역을 제목으로 한 시집(살아있는 만남-문양에서 사월까지)을 낸데 이어 유명 작고 시인의 시를 패널로 제작해 각 역에 붙였다.

◆ 편의시설=2호선의 역사 출입구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향유도기, 장애용 승차권 발매기 및 개.집표기가 설치됐다.

또 엘리베이터 69개, 에스컬레이터 208개가 각각 설치돼 장애인이 편리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게 배려했다. 1호선은 엘리베이터가 5개, 에스컬레이터가 90개 뿐이다. 2호선 26개 역 가운데 19개소는 승강장이 가운데 있는 섬식 승강장이어서 상.하행 어느 쪽으로도 승차할 수 있다.

또 전 구간 레일 이음부를 용접하는 등 전동차 소음이 크게 줄었다.

여성 승객을 위해 줄을 서지 않아도 될 정도로 여성화장실을 많이 만들었고, 화장실엔 유아용 시설(의자.변기.기저귀교환대)도 갖췄다. 여자 화장실엔 특히 비상호출기와 에티켓 벨(물 흐르는 소리를 내는 음향장치)을 갖춰 여성들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문양(194면).용산(608면).신매역(302면)에는 환승주차장이, 각 역에는 자전거보관소가 마련됐다. 두류(점포 285개).반월당(〃403개).봉산역(〃138개)에는 지하상가가 조성돼 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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