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포프체제 아직도 과도적성격 지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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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본=김동수특파원】 「헬무트·콜」수상의 소련방문은 동서간의 중거리핵무기정책에 관한 한 당초예상대로 상대방의「확고한 정책을 확인하는 선에서 끝났다.
「브레즈네프」사후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쪽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안드로포프」등 소련의 새 지도층과 접촉한다는데서 관심을 모았던「콜」의 소련방문은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크렘린내부를 들여다 보는 기회가 됐다.
1차정상회담을 취소하면서 개인적 사정으로 표현했던 「안드로포프」의 건강상태가 당초 예정했던 불과 한두시간정도의 회담도견뎌낼수없을 정도로 나쁘다면 「안드로포프」체체는「과도체제」로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볼수밖에 없다.
실제로 하루늦게 「콜」과 만난 「안드로포프」는 왼쪽손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고 걸음걸이도 거북했다고한다.
「안드로포프」 체제가 지도자의 건강때문에 든든히 자리잡지못했다면 동서관계는 적어도 당분간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큰 변동없이 계속 맴돌것으로 예상할수있다.
과도기적 상황에서의 소련정책은 현상유지의 한계에서 경직성을 띠게 마련인데다 『안드로포프」이후』를 노리는 다른 크렘린지도자들의 행동반경도 크게제한되는게 보통이기 때문이다.
「콜」수상이 현재 동서간에 쟁점이 되고있는 중거리핵미사일의 유럽배치문제에 대해 금년말까지 합의에 도달할수있다는 희망을 갖게되었다고 밝히긴했어도 소련의 기본적인 태도에서 커다란 변화가 없음은 명백해졌다.
결국 금년가을시한의 미소INF협상이 실패하더라도 그뒤에도 협상을 계속한다는데 두지도자가 의견을 같이했다는 점을 굳이성과라면 성과라할수있다.
이번회담의 다른 표면적인 성과로서는 이외에도 「안드로포프」가 서독방문초청을 수락하고 「레이건」 미대통령과 만나보라는 권유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지않았다는사실이지적되기도한다.
그러나「레이건」과의 미소정상회담은 「안드로포프」가 지금과같은 건강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실현될 여지가 거의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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