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 정신 보여준 세월호 여교사와 승무원, 골드 메달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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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세월호 사고’ 당시 탑승자들을 구하고 숨진 고(故) 최혜정(사진 왼쪽) 단원고 교사와 박지영(오른쪽) 세월호 승무원이 미국의 한 민간 공익재단이 주는 추모 메달을 받는다.

21일(현지시간) 한국 뉴욕 총영사관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포 채플린스 메모리얼 재단(FCMF)’이 최 교사와 박 승무원에게 골드 메달을 수여하기로 했다. 재단 측은 “골드 메달은 재단에서 주는 상 가운데 최고 등급이며, 남다른 희생정신과 리더십을 보여준 사람에게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이 골드 메달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씨와 박 씨의 희생정신은 FCMF 설립 취지와도 일치한다. ‘포 채플린스’는 2차세계대전 당시 작전을 수행하던 미 군함 도체스터함이 침몰할 때 승선자들을 구하다 목숨을 잃은 4명의 군목을 뜻한다. 자신의 구명조끼를 병사들에게 벗어주고 침몰하는 배와 함께 생을 마친 성직자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필라델피아시는 ‘포 채플린스’ 기념예배당을 세웠다. ‘불멸의 네 군목’ 으로 추앙 받는 이들의 이야기는 TV 다큐멘터리와 책으로 나와있으며 1992년 ‘영원한 빛’이라는 뮤지컬로도 제작됐다.

포 채플린스 메모리얼 재단은 각종 비상사태가 벌어졌을 때 투입돼 구조임무를 맡는 자원봉사단 ‘비상사제단(Emergency Chaplains Corps)’을 설립해 후원하고 있다. 이 부대는 9·11 테러나 허리케인 카트리나 참사 때 구조활동을 벌였다.

시상식은 3월 8일 필라델피아에 있는 재단 본부에서 열린다. 마이클 스택 펜실베이니아주 부지사 등 주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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