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길이 아니라서 더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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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에서 체로키 지프가 보조 운전자의 신호에 의해 강을 건너고 있다.

값비싼 차로 바위를 넘고 시냇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오프로드 주행의 묘미는 무엇일까.

4륜 구동 '지프(Jeep)' 브랜드로 유명한 크라이슬러가 지난달 24일부터 말레이시아의 정글 지역인 쿠안탄에서 오프로드 주행의 재미를 만끽하는 '지프 어드벤처 2005' 행사를 하고 있다. 2박3일 일정으로 10차례에 걸쳐 열리는 이 행사에는 아시아 10여개 국에서 지프 동호회원 150여명이 참가했다. 세계 최초의 4륜 구동 차량인 지프의 성능을 시험해 보는 대회다. 지프는 제2차 세계대전 때 미국 육군의 기동수단으로 명성을 떨쳤다. 지프는 전쟁이 끝난 1950년대 초 민간용으로 시판됐다. 이번 행사는 오프로드 운전 기법과 안전 수칙, 환경보호 등에 대한 강의에 이어 정글 및 산악 주행 실습으로 짜였다. 차량은 4륜 구동인 랭글러 지프와 체로키, 그랜드 체로키 7대가 동원됐다.

오프로드 주행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앞 차의 운전석 옆에 타는 보조 운전자다. 진흙길.낭떠러지 등 운전자가 지면 상황을 알 수 없는 도로 환경에서 운전자를 약속된 수(手)신호로 유도해야 한다. 특히 시냇물이나 바위를 오를 때는 운전자가 전혀 지형을 알 수 없어 앞 차에 탄 보조 운전자가 운전자의 눈을 대신해야 할 정도다. 전문 강사인 미국의 웹 아널드(44)씨는 "속도를 즐기는 레이싱과 달리 오프로드 주행은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배우고 위험을 극복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의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정글 주행. 보조 운전자의 수신호를 따라 강물과 통나무 다리를 건너는 30㎞ 구간이 이어졌다.

크라이슬러코리아 송재성 차장은 "지프는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일반 포장도로에서도 시속 180㎞까지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쿠안탄=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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