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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클럽 12만 개 일본 봉사활동 활발 … 60대 후반 18% 참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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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고령화가 먼저 시작된 일본은 퇴직자의 자원봉사와 여가활동이 활발하다. 전국에 퍼져 있는 약 12만 개의 시니어클럽이 중심축이다. 시니어클럽은 지역 커뮤니티에 기반한 중·고령층 자치 조직으로, 회원 수는 약 720만 명에 이른다. 시니어클럽에서는 연금·보험 같은 어려운 주제에 대해 공부하고, 약 올바로 먹는 방법같이 생활밀착형 지식을 나누기도 한다. 홀로 사는 이웃이나 몸이 아픈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우정활동’, 지역 내 위험한 장소를 점검해 화재나 재난으로부터 예방하는 활동도 한다.

 활발한 활동 덕분에 일본은 60대 후반 인구 5명 중 1명꼴로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65~69세 일본인의 자원봉사 비율은 18.1%로, 한국의 세 배 수준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지은정 부연구위원은 “선진국은 연금제도가 발달해 노후 소득에 대한 걱정이 없고, 시민의식도 높아 자원봉사가 활성화된 측면이 있다”며 “봉사가 퇴직 후의 이벤트가 되지 않고 생애에 걸쳐 삶의 일부가 되도록 젊어서부터 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퇴직한 전문인력이 모여 비영리단체 또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사회에 공헌하는 활동도 활발하다. 주로 대기업에서 퇴직한 기술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축적된 지식과 경험을 지역의 중소기업에 전수하는 걸 목표로 한다. 이른바 ‘단카이 세대’로 불리는 일본 베이비붐 세대(1947~49년 출생)의 대량 퇴직이 시작된 이후 기업의 숙련된 노동력 부족과 산업 발전의 단절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됐다. 소정의 활동비는 수익자인 중소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한 퇴직자에게 지급한다.

 이와 유사한 한국의 ‘중장년 일자리 희망센터’ 사업은 정부가 퇴직자에게 활동비를 지급한다. 오태헌 경희사이버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에서도 이 같은 사회공헌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현장에서 오래 일한 기술직 퇴직자들”이라며 “퇴직자를 한 덩어리로 볼 게 아니라 경력과 상황에 따라 분류해 맞춤형으로 퇴직자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김동호·김기찬 선임기자
박진석·박현영·염지현·최현주·박유미·김은정 기자 hope.bant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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