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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지압 피로감 풀어준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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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발바닥을 인체의 거울이니, 또는 내장기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2족 보행하는 인간이 땅과 접하는 최초의 부위로서 인체라는 건물의 주춧돌에 비유되고 있다. 도 발바닥에는 인체를 지탱하는 두 개의 아치, 즉 발가락과 발뒤축으로 이어지는 종궁과 발가락을 따라 가로로 만들어지는 횡궁이 있는 힘의 집결지여서 발바닥은 인체공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다.
동양의학에서는 신체내부의 어느 장기에 이상이 생기면 발바닥에 신호가 나타난다고 한다. 그래서 발바닥은 질환의 진단수단으로, 또는 치료의 포인트로 여겨지고 있으며 발바닥 자극법이라는 건강요법도 등장하게되고 이를 위한 각종 물리기구나 신발이 상품화되어 상당한 붐을 이루고있다.
사람의 몸에는 생명활동의 에너지인 기혈이 흐르는 경격이라는 순환로 14개가 혈관처럼 전신에 퍼져있고 이 순환로에는 기혈이 외부와 통하는 경혈이라는 구멍이 있다.
만일 내장기에 이상이 생기면 체표의 경혈부위에 통증이 나타난다. 즉 경혈이란 체표의 방사점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경혈은 인체 안에 무수하게 산재해있는데 발바닥에 는 용천(용천) 이라는 경혈이 하나 있다. 사람이 선천적으로 타고난 생명력이 샘솟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발바닥 중앙에서 발가락 쪽으로 있는 움푹 들어간 곳이다. 다섯발가락을 앞쪽으로 구부려보면 이곳은 더욱 깊게 파인다.
이 용천을 눌러줌으로써 신장이나 심장기능을 강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소위 말하는 용천자극법으로 예부터 널리 전해내려오고 있다.
경희대한방병원 신현대교수(물리요법과장)는 이러한 용천자극법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부인병이나 신장병·족냉증·통증, 특히 전신피로감을 물리치는데는 효과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자극하는 방법은 일반 지압하는 요령과 같은데 한번에 3초씩 3∼5회 실시하고 하루2∼3회 해주면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또 일본 쓰꾸바(축파)대학의「나가오」(장미영일)씨는 발바닥을 규칙적이고도 리드미컬하게 수십회 반복해 자극을 주면 혈압을 낮춰줄 뿐 아니라 변비나 위약·편두통·냉증·불면증·요통 등에 큰 효험을 보게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가오」씨에 의하면 심장에서 가장 먼 발바닥은 제2의 심장이라고 부를 정도로 많은 혈관과 신경이 집중되어 있는 부분으로 이곳을 자극함으로써 이같은 효과 외에도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또 신발에 죄어 경화된 발바닥의 근육을 풀어줄 수 있어 현대인의 보행부족증을 어느정도 해결해 줄 수 있는 건강법이라고 말한다.
발바닥의 용천만이 이런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신교수는 발바닥전체는 각 내장기와 밀접한 관련을 갖고있다고 말한다.
즉 왼쪽발바닥은 그 위치에 따라 심장·이마·편도선·척추 등과 관련이 있고 오른쪽발바닥은 왼쪽 턱과 눈·간·위장·방광 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발바닥전체를 골고루 눌러주는 것은 좋은 건강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발바닥에는 자율신경중에도 안정감을 주는 부교감신경이 밀집 분포돼 있으므로 발바닥의 자극은 부교감신경의 기능을 활발히 해주는 셈이 되기도 한다는 것.
외국에서도 발바닥 마사지라는 지압요법이 불면증이나 소화불량의 치료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는데 발바닥자극은 이같이 직접 손으로 자극하는 외에도 둥근 막대를 밟음으로써 평소바닥에 닿지 않는 부분의 근육을 운동시켜 탄력을 주고 혈액순환도 좋게하는 산책과 같은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또 맨발로 모래밭이나 자갈밭 또는 잔디밭을 걷는 것도 이러한 발바닥자극법의 하나로 많이 권장되고 있다.
그러나 서양의학에서는 발바닥 지압법에 관한 과학적 입증이 없어 권장되고 있지는 않다.
가톨릭의대 재활의학과 안용팔교수는 지압을 비롯한 이러한 발바닥 자극방법은 그것이 어떻게 작용을 하는 것인지 또는 어떤 효과가 있는 것인지 의학적으로 입증되어있지 않아 치료의 수단으로 이용치 않고 있다고 말하고있다.
한편 한양대의대 이강목교수(재활의학과)는 과학적 입증이 되어있는 것은 아니지만 발바닥의 자극은 일종의 마사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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