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시신 매장지 이라크 곳곳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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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이라크전이 끝나면서 이라크 곳곳에서 대규모 시신 매장지가 발견되고 있다고 BBC 방송이 14일 보도했다.

방송은 "바그다드 남쪽 80km 고도(古都) 힐라에서 1만5천구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매장지가 발견됐다"면서 "이는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이라크에서 발견된 시신 매장지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이라고 전했다. 방송은 이곳에서 현재까지 3천여구의 유해가 발굴됐다고 덧붙였다.

또 이라크 북부도시 무하메드 사크란의 매장지에서도 1천여구의 시신이 발굴됐고, 지난 한주 동안 바스라(1천구).아불 카시브(40구).나자프(72구) 등지에서 잇따라 시신 매장지가 발견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은 인권단체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후세인 정권 시절 이라크 전역에 암장된 시신은 20만구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AFP 통신도 미 해병들의 말을 인용해 "10~12세 어린이 것으로 보이는 뼈도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힐라시가 시아파 거주지인 점을 감안할 때 희생자들은 1991년 걸프전 직후 시아파의 반(反)후세인 봉기에 참여했다가 살해된 사람들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트 워치'는 "미군이 매장지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 공개하지 않았고 또 '후세인 정권의 범죄를 입증하기 위해 매장지를 증거로 보호하라'고 요구했으나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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