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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이 키우는 병 ‘요실금 우울증’을 아시나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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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 요실금으로 진료실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

 여성은 임신·출산·노화로 방광 조절 기능이 떨어지면서 요실금이 나타난다. 요실금은 암처럼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힘들어 외출을 삼가면서 의기소침해지고 우울증에 빠지기 쉽다. 여행은커녕 잠깐 친구를 만나는 것도 두렵다. 요실금을 ‘사회적 암’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2013년 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여성 요실금 환자는 약 11만 명이다. 40대 중년 이후부터 10명 중 8명은 요실금을 앓고 있다.

 요실금은 원인에 따라 크게 복압성·절박성·혼합성 요실금 세 종류로 구분한다. 가장 흔한 복압성 요실금은 운동을 하거나 기침·재채기로 갑작스럽게 배의 압력이 증가해 발생한다.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 안에 소변이 조금만 차도 방광이 제멋대로 수축해 화장실을 가기 전에 소변이 샌다. 혼합성 요실금은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이 함께 나타난다.

 요실금은 부끄러움이 키우는 병이다. 폐경기 호르몬 변화로 우울·짜증 등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요실금이 나타나면 수치스러움으로 자아존중감이 떨어진다. 요실금을 숨기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정서적으로 취약해 고립감이 심해질 수 있다.

 최근 조사된 요실금 인식 및 실태에 따르면, 요실금은 중년 여성에게 심리적 불안 및 우울감을 유발한다고 한다. 설문에 참여한 여성 1000명 중 350여 명은 요실금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또래와 비교하면 40%나 ‘덜 건강하고, 약 2배 더 우울하다’고 응답했다.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새로운 인간관계에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응답이 36.2%로 가장 많았다.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가족과 다투게 됐다(21.7%)거나 활동 제약으로 이전보다 집안일에 소홀해졌다(20.8%)는 응답도 있었다.

 요실금은 부끄럽다고 숨기거나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오히려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소변을 너무 오래 참으면 방광이 약해져 요실금이 심해진다. 평소 사교활동을 늘려 긍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외출이나 운동을 할 때 요실금 전용 언더웨어를 활용해 올바른 배뇨습관을 기르는 등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또 방광을 자극하는 알코올·커피·매운 음식을 피한다.

 이외에도 전문가와 상담한 후 요실금 골반운동치료나 항콜린성 약물을 이용하는 약물치료 또는 수술 등 본인의 증상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해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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