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골절, 48시간 안에 수술받아야 회복 빨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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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암보다 무서운 질환이 있다. 낙상에 의한 골절이다.

노년층 골절 중 빈도가 높은 부위는 손목·척추·고관절이다. 이 중 어떤 부위의 골절이 가장 무서울까. 당연히 고관절 골절이다. 손목은 깁스를 해도 생활이 불편할 뿐 걸어다니는 데는 문제가 없다. 척추골절이 무섭긴 하지만 골시멘트로 접합하면 시술 당일이라도 일어나 활동할 수 있다.

하지만 고관절은 장기간 침상 안정이 불가피하다. 누워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혈관이 막히기 시작한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리 정맥에 혈전이 생겨 혈관을 떠돌거나 욕창이 발생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 발생 후 1년 이내 사망률이 20~30%나 된다.

김모(63·여)씨는 얼마 전 집 앞 마트를 다녀오다가 빙판길에서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었다. 마침 걸려온 휴대전화를 받다가 방심했던 것이다. 걸을 때 뜨끔뜨끔하던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엉치와 골반 부분이 아파 정형외과를 찾았다. 김씨는 X선과 MRI 촬영 결과 고관절 골절을 진단받고 곧 수술을 받았다.

고관절은 골반과 허벅지뼈를 연결시키는 관절이다. 체중을 지탱하며 걷고 달리는 다리운동을 가능하게 한다. 고관절은 신체 관절 중 어깨관절 다음으로 활동 범위가 넓다.

고관절 골절은 발생 즉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금이 가는 정도는 고통이 크지 않으므로 아픈 것을 참거나 부상 정도를 경미하게 생각할 수 있다.

찜질이나 파스로 통증을 방치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골절된 뼈가 어긋나거나 골절 부위가 주위 조직에 상처를 입히면 병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

중년 이후 고관절 골절은 가급적 빨리 치료받아야 사망률과 합병증을 줄이고, 빠르게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는 골절 후 24~48시간 내 수술받을 것을 권한다. 따라서 빠른 시간 내에 원스톱으로 치료하고, 합병증까지 고려해 내과와의 협진이 가능한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관절 골절 치료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골절이 심하지 않으면 금속물로 뼈를 고정시키는 수술을 받는다. 하지만 골절 상태가 심하면 대퇴골부 부위를 제거한 뒤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아야 한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근육과 혈관, 신경 등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빠른 회복을 위해 8~9㎝ 절제 후 시행한다. 수술 시간은 1시간 이내로 비교적 짧다. 수술 후 골절 상태가 안정적이면 수술 2~3일째부터 보행이 가능하다. 일상으로 빠르게 복귀하려면 보행 및 고관절 주변 근육 강화 등 재활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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