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신 못 쓰는 정범진씨 뉴욕시 법원 판사에 내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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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지체장애를 극복한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 검찰청의 정범진(38.미국명 알렉스 정) 부장 검사가 뉴욕시 형사법원 판사에 내정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올 초 뉴욕시 형사법원 판사를 지원한 정 부장은 7일 임용을 위한 청문회에 참석한다. 정씨가 이 청문회를 통과하면 이달 중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선서식을 갖고 판사에 취임하게 된다.

미국 지방법원의 판사는 검사와 변호사 가운데 능력이 검증된 사람을 선발해 임명한다. 뉴욕 한인변호사회 배문경 회장은 "법률적인 지식 외에도 성품과 정의감 등이 중요하게 고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뉴욕주 법원에 한국계 법관은 5월 형사법원 영구직 판사로 승진한 전경배 판사가 유일하다.

정씨는 1991년 조지 워싱턴대 재학 중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으며 이후 사법시험에 합격, 92년부터 브루클린 검찰청에서 일해왔다. 그는 성실성과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2000년 브루클린 검찰청 사상 최연소 부장검사로 승진했다. 지난해 9월에는 국내 벤처업계의 신데렐라로 통하는 게임업체 웹젠의 대주주 이수영씨와 하와이에서 결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안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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