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TV의 여성뉴스캐스터 숫자 늘어도 아직은 보조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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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대 중반 TV 네트워크의 뉴스캐스터로 등장하는 여성은 NBC방송의 유엔특파원「포린·프레데릭」정도였다. 그는 남성중심사회의 드문 여성으로 남성들과 목같이 심각한 정치문제를 보도했다. 이른바 여성들의 이야기인 패션 쇼나 어린이 양육은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세상에 널리 알려진 TV여성 뉴스캐스터가 최소한 6명. 백악관 출입의「레스리·스탈」(CBS)과「앤·컴튼」(ABC), 의회출입의「캐럴·심프슨」(NBC) 과「재클린·애덤즈」(CBS), 국방성의「앤·가랠스」(ABC),「힐라니·브라운」(ABC)은 유럽과 국제분쟁지역 베이루트와 엘살바도르특파원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성뉴스캐스터의 영향력은 오히려 50년대보다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이들 사이에 일고 있다. 물론 각 방송국이 뉴스를 보도하고 그 경중을 따지는데 는 담당기자들의 의견이 밑바탕이 된다.
그러나 최종 의사결정권은 TV스크린에 등장하지 않은 그들의 보스인 남성들이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대부분의 TV폭에서 일하고있는 여성들이 남성프러듀서나 기자들의 보조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담당하고 있는 일도 요리·패션 육아 등으로 한정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불평이다.
CBS나 ABC는 해외지국이나 국내지국에 여성책임자를 비교적 많이 임명하고 여성 부사장도 두고있지만 그것이 곧 여성파워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직도 심각한 국제문제나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는데 는 여성들의 역량을 믿을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때문이다.
많은 여성들이 방송국의 의사 결정권이 있는 자리에 오르면 프로그램에 근본적인 변화가 올 것이다. 여성취향의 프로그램이 대폭 늘 것이라고 우려하는 남성들도 있다. 그러나 지금 미국TV에서 근 보다 많은 여성들이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진 고위직을 향해 달리고 있다.

<남가주대서 뽑아>
○…퍼스트 레이디「낸시·레이건」, 팝 컨트리계열의 가수「주스·뉴튼」, 칼럼니스트「엘마·봄벡」은 적어도 한가지면에서는 공통점을 가지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모두 함께 최근 미국 사우던 캘리포니아대학의 1천명의 회원을 가진 어학생클럽이 뽑은『이해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의 한 사람이 된 것이다.
뉴스사회자인 중국계의「코니·컹」, 꼭둑각시놀음의「샤리·루이스」, 미국 주유엔대사「진·커크패트리」, 골퍼인「잰·스테멘슨」, TV평론가「소냐·프리드먼」, 가수인「레나·혼」등이 포함되어 있다.

<"도살장" 으로 불려>
○…소련출신의 여성운동가이자 화가이기도한「다차나·마모노바」씨가 최근 일본에서 소련의 비참한 낙태 크리닉의 실태를 폭로, 임신중절과 출산은 세계여성들의 공통된 문제임을 역설해 관심을 모았다.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잡지』를 모토로 79년 12월 창간된 여성잡지『여성과 러시아』의 책임편집자였던「마모노바」씨는 창간호에 실렸던『레닝그라드의 중절실태보고』란 논문을 소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를 탄생시켰고, 남녀평등을 만방에 자랑하는 소련이 결코 여성들의 친국이 아님을 실감케 한다. 소련여성들 사이에『도살장』이라고 불리는 레르몬돌프 낙태크리닉에서는 매일 2백∼3백명의 여성에게 수술이 실시되는데 번호표를 가진 여성들이 수술실 앞에 줄지어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한다.
2명의 의사와 1명의 간호원이 동시에 2∼4명의 여성에게 수술을 실시하는데 그들의 공포나 굴욕감은 아랑곳 않고 앞으로 내몰고있다.
따라서 이러한 크리닉에 가는 것이 두려워 임신초기 자궁에 보드카를 주입하거나 니코틴액을 마시는 등 위험을 무릅쓰는 여성들도 있다. 소련에서는 물론 중절이 합법적이고 무료다. 직업여성 아니면 5루블 (약6천원)이면 된다.
피임기구나 피임약도 많지만 주택사정이 나쁜데다 이를 쉽게 구입할 수 없는 저소득층이 많아 소련여성은 평균1.5회의 중절율을 기록하고있다.
이러한 보도가 말썽이 되어 잡지는 폐간되고「마모노바」씨는 결국 80년7월 시민권이 박탈되어 국외추방을 당했다. 현재 남편과 7세된 아들3명이 파리에서 살고있는 데 일본에서는 자신의 수채화 80점으로 전시회를 가졌다.<박금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