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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기부터 새 출발 해야"|한국스포츠 진단한 외국 코치들의 충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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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국스포츠는 기본기부터 재출발해야 한다.』
이 같은 지적은 현재 한국스포츠의 요람인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선수들을 지도하고있는 육상의 「돈·거리」(32·자메이카), 복싱의 「로버트·도로시」(40·미국), 펜싱의 「카이저·프랑스와」(35·프랑스) 등 세 외국인지도자의 공통된 의견이다.
국내스포츠의 기본기 문제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86년 아시안게임 및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둔 한국으로서는 무척 심각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지난10일부터 육상단거리선수들을 지도하고있는「돈·커리」씨는 1주일동안 대표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한 후 『선수들의 천부적인 자질은 좋다. 그러나 가장 기본적인 질주자세가 되어있지 않다. 이는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이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단정했다.
「커리」씨의 지적은 대부분의 대표선수들이 달리기의 가장 기본인 팔·다리의 유연한 교체, 달릴 때의 몸 중심이 앞으로 기울어야 하는 등의 기본적인 폼이 고정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육상2백m의 금메달리스트인 「커리」씨는 대표선수들과 체조부터 시작, 함께 뛰면서 시범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제일의 스프린터 장재근(장재근·성균관대) 등 대표선수들이 달릴 때의 축이 엉덩이가 되지 않고 다리가 축이 되어있어 보폭이 좁고 리듬이 없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복싱국가대표팀의 코치를 맡고있는 「로버트·도로시」씨도 『대표뿐 아니라 주니어로 소질이 뛰어난 선수가 많다. 한국복서들은 투지가 좋지만 가장 기본인 방어자세가 안되어있다. 한국지도자들은 공격에만 치중하고있는데 복싱은 우선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어가 최우선이다. 체계적인 방어훈련 후에 공격기술을 익혀야한다』고 기본기를 강조했다.
미국육군챔피언이었던 「도로시」씨는 특히 복서들이 머리를 써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지도자들이 처음부터 철저하게 두뇌훈련을 시켜야한다고 주문했다.
「도로시」씨는 최근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좋아져 라이트플라이급의 허영모, 밴턴급의 문성길등 6, 7명은 세계 어느 선수와 겨루어도 손색이 없는 수준에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1개월째 펜싱을 지도하고있는 「카이저·프랑스와」씨도 『한국인도 펜싱에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지도자들의 트레이닝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펜싱은 규칙이 복잡, 선수들이 규칙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나 대개가 잘 모르고 있다. 중고선수 때부터 기본기숙달과 규칙의 숙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체육부의 외국지도자 초청계획에 따라 와 있는 이들은 숙식 외에 1천2백∼1천5백달러의 보수를 받고있다. <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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