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요트장」건립 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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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부산수영만 일대의 88올림픽 요트경기장 건립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 공해를 끼친다하여 반대하는 환경청과 이를 강행하려는 부산시가 팽팽히 맞서 2개월간 뜨거운 공방전을 벌여 귀추가 주목되고있다.
부산시가 수영만일대 31만2천여평을 매립, 요트경기장과 부대시설을 하고 있는 땅을 택지로 활용하려하자 환경청은 수영만을 매립하면 조류에 영향을 미쳐 광안·해운대해수욕장을 못쓰게되는 등 엄청난 환경파괴현상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요트경기장으로는 7만여 평이면 충분한데도 이를 핑계로 땅 장사까지 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섰다.
그러나 부산시는 당초 3월 착공 예정일을 2개월 늦춘 5월중에는 착공, 공사를 강행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으며 환경청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3명의 직원을 현지로 보내 타당성 여부에 관한 정밀조사에 나서고있다.
환경청과 부산시간의 시비가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3월부터.
부산시는 수영만 (수영강과 동백섬사이)의 31만2천평을 매립, 요트경기장의 부대시설과 호텔 및 택지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환경청에 타당성을 질의했었다. 즉 이곳을 요트장 건립을 계기로 해운대·동백섬과 함께 종합관광위락지로 개발하는 한편 아파트도 지어 주택난을 해결한다는 것이 부산시 당국의 계획이다.
환경청은 이에 대해 한마디로 반대의사를 전달했다.
수영만은 왼쪽에 광안리해수욕장, 오른쪽에 동백섬과 해운대해수욕장을 낀 반원형의 만으로 조수가 들어왔다 나갈 때면 수영장 앞쪽에 소용돌이가 크게 일고 있는데, 이곳을 31만여평이나 매립하면 조수의 흐름에 변화가 생겨 조수가 밀려나갈 때 광안리와 해운대의 모래를 바다 쪽으로 씻어 내릴 것은 명백하고 따라서 두 해수욕장은 폐허가 될 것이 뻔하다는 것.
이와 함께 매립지에 세워질 각종부대시설과 주택지 등에서 쏟아져드는 생활하수와 각종오염물질로 지금도 크게 오염된 수영강 (평균BOD80PPM) 이 「죽음의 강」으로 생명을 잃게 될 뿐 아니라 여기서 흘러든 폐수는 요트장까지 오염시킨다는 것이 환경청의 반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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