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납 승객들, 범인과 싸울태세였였다|승객인터뷰 승무원의 자제 요청 받고 순순히 응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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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경 AP=본사특약】 서울로 공중 납치됐던 중공여객기 승객들은 당시 6명의 범인들과 싸울 태세가 되어있었다고 광동에서 발행되는 양쳉만보가 12일 한 승객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 비행기에 타고 있었던 「시광시」라는 한 승객은 인터뷰에서 『승무원들이 「지시 없이 행동하지 말고 자숙하라」는 요청을 했으나 대부분의 승객들은 일단의 납치범들과 목숨을 걸고 싸울 각오가 돼있었다』고 밝혔다.
납치 5일 만인 지난 10일 상해에 도착한 승객과 승무원들은 한국에서 대만이나 그 밖의 다른 나라로 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받았으나 모두가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납치범들은 대만으로 가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공 청년보는 공산당 청년동맹회원인 여승무원 「쳉·마이」(정매)양이 「우리는 외국에 와있으나 우리의 모든 행동은 조국의 위신에 직접 영향을 주게될 것』이라고 승객들에게 강조했다고 전하고 승무원들이 착륙직후 『대만 관리들과는 어떤 접촉도 갖지 않을 것』이라고 한국 측에 밝혔다고 「쳉」양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항공기술자인 「왕펭쳉」은 승객들이 침착하게 앉아 2장의 짧은 편지를 써 이 중 한장은 일본인 승객들에게 넘겨 피납상황을 중공 당국이 알 수 있도록 전해달라고 부탁했었다.
한편 상해의 자유일보는 납치범들의 총격이 있은 후 여객기는 갑자기 흔들렸으나 승무원들은 동요 없이 승객들을 안심시키고 조용히 해줄 것을 당부하는 등 직무를 충실히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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