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전 결승골' 남태희 "태어나서 넣은 첫 헤딩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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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현지시각)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에서 한국 남태희가 전반 첫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 뉴시스]

"오늘이 그날이었네요."

13일 호주 캔버라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남태희(24·레퀴야)는 경기 후 수줍게 웃었다. 남태희는 이날 전반 36분 오른 측면에서 올린 차두리(서울)의 크로스를 받아 상대의 밀집된 수비수 사이에서 높이 뛰어올라 헤딩슛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전에 이어 A매치 개인 통산 두번째 골을 넣은 남태희는 한국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비가 온데다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볼턴)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컨디션 난조로 어려움을 겪었던 상황에서 터트린 결승골이었기에 그 의미는 더 컸다.

경기 후 남태희가 웃은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그는 "태어나서 처음 넣은 헤딩골이었다"고 밝혔다. 키가 1m75cm인 그는 드리블과 땅볼 패스 능력은 수준급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남들보다 체격이 다소 작은 탓에 헤딩골과는 별다른 인연을 맺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오늘 경기를 통해 나도 헤딩골을 넣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헤딩골을 넣어서 더 기뻤다"면서 "한번은 꼭 넣고 싶었는데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다"고 말했다.

헤딩 결승골을 넣었지만 남태희는 스스로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도 밝혔다. 남태희는 "볼을 간수할 때 실수가 아주 많았다. 그런 실수 때문에 팀에 부정적인 상황을 많이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컨트롤 실수가 많아서 아쉬운 경기였다"면서 "다음 경기엔 더 집중해서 준비하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의미있는 골에도 스스로의 경기력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겸손함도 잃지 않았다.

캔버라=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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