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청계천 복원으로 삶의 질 높아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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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한국과 그리스는 닮은 점이 매우 많습니다. 국민성도 비슷하고 문화유산이 많다는 것도 공통점이죠. 앞으로 양국 간에 더욱 폭넓은 인적.물적 교류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청계천 복원을 기념해 서울시가 주최하는 '2005 세계 시장 포럼' 참석차 지난달 29일 방한한 도라 바코야니스(51) 아테네 시장은 30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국 간의 친밀한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서울시와 아테네시 사이에 관광.투자.문화 교류 등을 더욱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그리스는 한국전쟁 당시 연합군의 일원으로 군대를 파견하는 등 한국과는 피로 맺어진 관계"라며 "게다가 서울과 아테네는 올림픽을 잇따라 치르면서 더욱 가까운 사이가 됐다"고 설명했다.

청계천 사업과 관련, 그는 "아테네시는 지난해 올림픽을 앞두고 아크로폴리스 등 고대 유적을 16㎞에 달하는 산책로로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시민과 관광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이런 측면에서 서울의 역사적 청계천 복원 사업 또한 매우 축하할 일"이라고 반겼다. 그는 "이번 포럼에 참석한 전 세계 25개국 대도시 시장들도 청계천 사업의 성과에 대해 한결같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같은 노력들이 모여 우리의 소중한 역사적 유산이 보존될 수 있는 것"이라며 "더욱 중요한 건 이를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바코야니스 시장은 1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이명박 시장과 만나 두 도시 간 우호협력 의정서에 공식 서명할 예정이다.

바코야니스 시장은 현재 아테네에서 가장 인기있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아테네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주역이기도 한 그는 '기록의 정치인'으로 통한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인 아테네 3000년 역사상 첫 여성 시장▶근대 이후 그리스 역사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61%)로 아테네 시장에 당선된 시장▶올림픽을 유치한 도시의 첫 여성 시장 등이 대표적 사례다.

그는 1990~93년 총리를 지낸 콘스탄티노스 미초타키스의 딸이다. 스무살 때 저명 언론인인 파블로스 바코야니스와 결혼한 뒤 외교부 등에서 근무하다가 84년 아버지가 신민주당 당수가 되자 비서실장을 맡았다. 89년 테러리스트의 총격으로 당시 국회의원이던 남편이 사망하자 남편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출마, 당선하면서 정치인의 길로 들어섰다.

아버지가 총리가 된 뒤에는 국무부 차관과 문화부 장관을 잇따라 역임했고 2002년 10월 아테네 시장에 당선됐다. 아테네대와 뮌헨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1998년 사업가인 이시도로스 쿠벨로스와 재혼했다. 12년 전 아버지와 함께 방한한 뒤 두 번째로 서울에 왔다는 바코야니스 시장은 "그 새 엄청나게 변했다.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가 됐다"며 '원더풀'을 연발했다.

글=박신홍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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