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욕도 즐기고 쇼도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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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이 따로 없네!"

벳푸의 한 온천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은 한마디씩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을 곳곳에서 희뿌연 연기가 피어오르고 유황 냄새가 코를 찌르기 때문이다. 지옥이 있다면 이렇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벳푸는 일본에서도 유명한 온천관광지다. 크지 않은 도시에 여러 개의 온천마을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벳푸에 온천욕 못지않게 유명한 것이 하나 더 있다. 벳푸의 온천마을 중 하나인 칸나와에 '지고쿠메구리'라는 관광코스가 있다.

한국말로 '지옥순례'라는 뜻이다. 8개의 지옥을 주제로 만든 관광코스다.

마을 초입에 한자로 '해지옥'이라고 쓴 간판이 걸려있다. 지옥순례의 첫 코스, '바다지옥'에 도착했음을 알리는 간판이다. 물빛이 바다색을 띄며 부글부글 끓는다 하여 바다지옥이라 이름 붙였다. 이 물로 계란을 삶으면 5분 만에 익는다. 장사치들은 이 물로 삶은 계란을 먹으면 '7년 젊어진다'며 '귀여운' 상술을 늘어놓는다. 5알에 300엔, 젊어지는지는 모르겠으나 맛 하나는 일품이다.

다음은 '발 지옥'이다. 바다지옥 주변에 있는 조그마한 노상온천이다. 바짓가랑이만 걷고 20분 정도 발만 담그는 곳이다. 물이 뜨거워 처음에는 지옥에 들어가는 기분이다. 물 온도에 적응하면 사람들의 표정은 곧 바뀐다. 어린아이처럼 물장구를 치는 사람도 있고, 여독이 풀리는 듯 노곤한 표정을 짓는 이도 있다. 지옥순례 중 유일하게 온천물에 발이라도 담글 수 있는 코스다.

지옥순례의 8개 코스는 각기 다른 특색을 가졌다. 점토가 온천수에 녹아 붉은 색을 띄는 곳은 '피의 지옥'이다. 정기적으로 진흙을 청소하는데 이때 걷어낸 진흙을 이용해 피부병 연고를 만들어 팔기도 한다. 입구의 기념품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다.

'용권지옥'은 용이 승천하는 것처럼 하늘 높이 물기둥이 치솟는다. 30분~1시간 간격을 두고 그리 길지 않게 뿜어내므로 한번 놓치면 다음 분출을 기다려야 한다. 이밖에도 '스님지옥', '가마솥지옥'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지옥순례는 '마이 벳푸 프리'라는 벳푸 버스 1일 승차권을 이용하면 편하다. 코스를 순환하는 버스를 하루 동안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신칸센 벳푸역에서 판다.

모두투어는 벳푸에서 온천욕을 즐기고 송대관 공연도 볼 수 있는 여행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벳푸에서 온천욕과 지옥순례 관광을 즐기고 저녁에는 송대관 공연을 관람 할 수 있다. 효도 상품으로 좋다"고 말했다. 크루즈 상품과 항공 상품이 있다. 11월 5·6·7일 출발하며 가격은 39만9000원부터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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