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발라드 풍 노래 주류 이뤄<가요계, 전통적인 뽕짝 조는 퇴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오랫동안 가요계를 주름잡아 온 뽕짝 조의 노래가 퇴조하고 있다.
최근 가요계는 전통적인 뽕짝 조의 노래가 사라지고 대신 발라드와 슬로 풍 등 팝계의 노래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요즘 가요계를 휩쓸고 있는 노래 가운데 혜은이 양의 『독백』, 전영록 군의 『종이 학』 임수정 양의 『연인들의 이야기』, 민해경 양의 『슬픈 약속』 등이 모두 발라드 풍의 노래. 가볍고 감미로운 선율의 이 노래들은 대중들이 쉽게 소화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어 주로 젊은 층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김수희 양의 『멍에』 조용필 군의 「비련』 등 느리면서도 강렬한 비트 풍의 노래들도 발라드에 못지 않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이미자 류의 전통적인 뽕짝 조 노래들은 거의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현상은 방송국의 인기순위와 레코드 판매량, 방송빈도 등에서 확실하게 드러난다.
매주 최근가요의 인기도를 가늠하는 『KBS 가요 톱 10』 의 경우를 보면 올 들어 지금까지 10위 권 안에 들었던 노래들은 거의 모두가 발라드와 슬로 등 팝 계열의 노래들이다.
전통적인 뽕짝 조의 노래는 김연자 양의 『진정인가요』, 나미 양의 『마지막 인사』 등 겨우 2곡 정도뿐이다.
레코드 판매량에 있어서도 발라드와 슬로 풍의 노래들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혜은이 양의 『독백』, 조용필 군의 『비련』, 김수희 양의『멍에』 등이 모두 10여만 장 이상씩 팔려나갔다.
방송빈도에서도 역시 이 같은 노래들이 가장 자주 방송되고 있다. 방송가요 모니터 회사인 PCI(대표 구자룡)의 조사에도 『날개』(3월 방송순위 l위), 『멍에』(3위), 『계절이 두 번 바뀌면』(5위), 『독백』(8위) 등이 가장 많이 방송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라드 풍의 이 노래들이 히트하자 가요계에는 이와 비슷한 계열의 노래들이 쏟아져 나왔고 또 큰 인기를 모았다.
이에 따라 가수들도 다투어 창법을 바꿔 새로운 스타일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혜은이 양이 종전의 창법을 바꿔 부른 『독백』을 내놓아 히트했다. 빠른 고고리듬의 노래를 주로 불렀던 방미양도 발라드 풍의『계절이 두 번 바뀌면』을 발표, 성공했다.
또 전통적인 뽕짝 가요의 대명사처럼 들리던 나훈아 군도 최근 창법을 완전히 바꿔 부른 『하얀 새』를 선보였다.
이 같은 가요계의 변화는 가요 팬들이 학생층으로 젊어졌고 또 외국의 팝 계열 노래들의 영향을 받은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작곡가 임석호씨는 『가요 대상 층이 10∼20대로 낮아졌고 또 이들이 인기도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점차 가요가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춰가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하고 『이 같은 현상은 일본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황문평씨는 역시 『가요인구가 젊어진 탓』이라고 분석하고 『그러나 전통적인 뽕짝가요는 사라지지 않고 유행의 변화주기에 따라 몇 년 후엔 다시 활기를 되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