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지방정부 적자 메꾸려 공공시설名 기업에 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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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내년부터 미국 곳곳의 주요 공원.산림지.휴양지.운동시설 등에 기업 이름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맥도널드 파크''도요타 포리스트''선키스트 테니스코트'라는 식이다.

미국내 주요 지방정부들이 재정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여가.레저용 공공시설물의 명칭을 기업에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매사추세츠 주의회의 공화당 의원들은 최근 '공원 등 공공시설물에 대한 스폰서 허용법안'을 제출해 심의절차를 밟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오리건.노스캐롤라이나 등의 주정부들도 매사추세츠주의 법안 통과 여부를 지켜본 뒤 같은 법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AP통신이 12일 보도했다.

뉴욕시의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최근 센트럴파크를 비롯한 뉴욕시내 주요 공원에 대해 기업 스폰서 계획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며, 애틀랜타.밀워키.새크라멘토시도 비슷한 방안을 강구 중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 카운티 정부는 지역내 수영장.테니스코트 명칭까지 지역기업에 판매하는 방안을 내놨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는 대학이나 대형 스포츠경기장, 박물관 등 준공공단체가 기업의 후원을 받는 조건으로 이름을 내주는 경우는 많았지만, 정부까지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지방정부의 지나친 상업주의라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들 정부는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이 오는 11월 개관 예정인 교통역사관의 명칭을 GM사에 넘기는 조건으로 1천만달러를 후원받은 사실을 들어 "세금부담을 늘리지 않으면서 재정적자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의 재정적자가 3백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미국 주정부들의 재정적자가 위험수위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무디스 등 신용평가회사들은 "재정문제를 안고 있는 주정부들을 대상으로 조만간 신용등급 조정을 위한 평가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이효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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