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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앞 주치의 … 고혈압·당뇨 잘 보는 동네병원 8000곳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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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고혈압·당뇨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2013년 기준으로 만 30세 이상 인구 10명 중 2.7명이 고혈압을, 1.1명이 당뇨를 앓고 있다. 두 질환은 꾸준한 관리가 생명이다. 이렇게 하려면 동네의원만 한 데가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이규덕(소아과 전문의) 상근평가위원은 “합병증이 없다면 동네의원에서 두 질환의 진료를 받아도 충분하다”고 말한다.

 7일 오전 서울 동작구 이호채내과의원을 찾은 안상일(69)씨는 10분 가까이 진료를 받았다. 이 원장이 “기름진 것, 흰밥·흰 빵을 안 드시는 거죠” “하루에 걷기는 얼마나 하세요”라고 거듭 확인한다. 안씨는 “한 달에 한 번 병원에 올 때마다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의사가 확인한다”고 말한다. 안씨는 이 병원 10년 환자다. 고혈압·당뇨를 다 갖고 있다. 그는 “추운 날 멀리 떨어진 큰 병원에 갈 수 없다. 동네에 좋은 병원이 있어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병원에서 마을버스로 5분 거리에 산다.

 동네의원 중에도 고혈압·당뇨 진료를 잘하는 데가 수두룩하다. 심평원은 전국 2만931 동네의원의 지난해 1~6월 고혈압 진료를 평가해 7일 5033곳을 진료 잘하는 의원으로 선정했다. 또 1만6315 동네의원의 당뇨 진료(2013년 7월~지난해 6월)를 평가해 3110곳을 진료 잘하는 의원으로 뽑았다. 이들에 88억원(의원당 10만~310만원, 평균은 1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할 예정이다. 심평원은 2010년부터 연 2회(총 9회) 고혈압, 2011년부터 연 1회(총 3회) 당뇨 진료의 질을 평가한다. 본지가 과거 평가 자료를 합쳐서 분석했더니 고혈압 진료를 잘하는 데로 9회 연속 선정된 우수의원은 1429곳, 3회 연속 선정된 당뇨 우수의원은 1507곳으로 나타났다. 두 질환이 동시에 선정된 곳은 420곳이며 이 중 100만원 이상 인센티브를 받는 수도권 우수의원은 104곳이다.

 고혈압·당뇨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게 중요하다. 진료 잘하는 병원은 지난해 1~6월 5개월 이상 혈압약을 처방해 환자를 꾸준히 관리하고 동일 성분의 약을 중복 처방하는 비율이 낮았다. 당뇨는 연 324일 이상 약을 처방하고 합병증 검사를 적극적으로 한 곳이다.

 동네의원의 강점은 환자와의 친밀감이다.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서울 은평구 박형주 한빛내과의원 원장은 고혈압·당뇨 환자 월 1회 진료를 원칙으로 삼는다. 혈압과 당 수치를 재고 약 복용 현황을 체크한다. 운동 여부를 확인하고 다짐을 받는다. 혈액검사와 심전도 체크 등은 3~6개월마다 한다. 박 원장은 “고혈압·당뇨 환자가 대학병원에 가면 6개월치 약을 한꺼번에 처방하고 30초간 진료를 보는 경우가 있어 의사와 환자가 친밀감을 형성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서울 동작구 이호채내과의원의 이호채 원장은 “한 달이 지났는데도 병원에 오지 않으면 전화로 몸 상태를 묻고 병원에 오라고 알려준다”고 말했다. 합병증이 없는 고혈압·당뇨 환자가 대학병원에 가면 약값 부담이 약제비의 30%에서 60%로 늘어난다. 동네의원에 다니면 진찰료 환자(65세 미만) 부담을 1000원 깎아준다.

 우수의원 평가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평원 이규덕 위원은 “환자들이 고혈압·당뇨 약을 제대로 복용하는지, 당뇨 합병증 검사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를 추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식·이에스더·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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