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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7% 경제 성장률 사수 2년간 1770조원 퍼붓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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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중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선다. 블룸버그통신은 6일 중국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최근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를 열고 2016년 말까지 10조 위안(약 1770조원)을 투입해 경기를 부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사상 최대 경기부양이다. 종전 최대인 2008년 4조 위안보다 2.5배나 많다.

 블룸버그는 이날 전문가의 말을 빌려 “올해 경제 성장률이 7%에도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엿보이자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부양에 나선다”고 풀이했다. 실제 올해 중국 경제는 1분기에 7.3% 성장한 뒤 2~3분기에 7% 정도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독일 금융그룹인 도이체방크는 한술 더 떠 올 1분기 성장률이 6.8%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다고 이번 경기부양이 2008년처럼 무조건 성장률을 높이는 쪽은 아니다. 자오시쥔(趙錫軍) 런민(人民)대 재정학부 부원장은 이날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미국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엔 위기를 막기 위해 중국 정부가 일단 성장률을 높이고 보자는 식으로 경기를 부양했다”며 “반면 이번엔 질적인 측면을 중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의 효율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경기 부양이란 얘기다. 내수 강화를 통해서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이번 부양으로 그동안의 육성에도 지지부진한 내수를 획기적으로 강화할 요량”이라고 했다.

 내수 강화의 핵심은 바로 인프라 투자다. 철도망을 확충할 뿐만 아니라 현대화하고 석유·가스 파이프라인을 대대적으로 건설하기로 했다. 특히 리커창 총리는 대륙횡단 고속 철도망 건설 등에 올해에만 1조1000억 위안을 투입할 계획이다. 경기부양 예산 10% 이상이 철도에 쓰이는 셈이다.

 또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신재생에너지와 보건복지 분야에도 뭉칫돈을 쏟아부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재생에너지는 중국이 화석 에너지 소비를 줄여 경제 효율을 높이고 공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키워야 하는 분야다.

 중국 정부는 올해 안에 경기 흐름을 확실이 바꿔놓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10조 위안 가운데 7조 위안을 올해 안에 집행한다. 올해 한국 정부 예산(375조원)의 3.3배나 되는 돈을 단 한 해 경기부양에 투입하는 셈이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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