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만한 아이, 밥상부터 바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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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전국 정신과 소아상담 사례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질환은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다. ADHD 어린이는 지나치게 산만하고 자주 흥분하는가 하면 난데없이 과격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학습부진이나 사회부적응 등의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이 아이들을 산만하고 과격하게 만드는 것일까.

26일 EBS '하나뿐인 지구'에서는 ADHD와 식생활과의 연관성을 다룬다. 유해화학물질이 ADHD를 유발하며, 어린이가 유해화학물질에 노출되는 원인의 70%는 음식 때문이라는 주장을 검증해보려는 시도다.

2주전 제작진은 서울의 한 유치원을 찾아 어린이 30명을 대상으로 ADHD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4명의 어린이가 ADHD을 앓는 것으로 진단됐다. 이어 ADHD로 진단된 4명의 아이들의 모발검사를 통해 체내 중금속과 미네랄 수치를 측정했다. 놀랍게도 4명 모두 중금속을 분해하는 아연과 마그네슘 수치는 현저하게 낮은 반면, 유해 중금속인 납 성분은 위험 수치까지 올라 있었다. 식단에도 과연 문제가 있었다. ADHD로 판명된 성준이(6)의 주식은 햄버거와 과자.청량음료.라면 등으로 인스턴트 음식 일색이었다.

밥상을 바꿔 ADHD를 고친 사례도 소개한다. 3년전 ADHD 진단을 받은 건희(8)는 모든 식단을 유기농으로 바꾸고 주말마다 생태체험을 하는 등 환경 속 유해화학물질을 없애는 데 집중했다. 꼬박 3년이 지난 지금, 건희의 증상은 눈에 띄게 호전됐고 몸 속 중금속과 미네랄 수치도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

연출을 맡은 허은하 PD는 "조미료가 많이 들어있는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을 경우 어른들도 짜증이 많아지는 등 심리적인 변화가 생기는데 아이들은 어른보다 훨씬 더 음식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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