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고르는 눈을 키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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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26일부터 개별 주식옵션의 대상 종목이 7개에서 30개로 늘어나고 결제방식도 실물인수도에서 현금 결제로 바뀌는 등 선물.옵션 시장 활성화 방안이 시행된다.

또 12월 초에는 주식워런트증권(ELW)도 도입된다. 이에 따라 주식 옵션.워런트 등 파생금융상품이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개별 주식 옵션과 ELW는 비슷한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닮은 꼴'상품으로 통한다. 이런 가운데 주가지수에 연동되는 인덱스펀드와 엇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역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처럼 비슷한 성격의 투자상품이 늘어나는 만큼 투자 전에 어떤 게 자신에게 적합한 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개별 주식옵션 - 주식워런트증권=주식옵션이란 특정 주식을 특정 가격, 특정 날짜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특히 주식 가격을 모두 주고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 팔 권리(옵션)에 대한 댓가(옵션 프리미엄)만으로도 거래가 가능해 현물 주식을 사고 파는 것보다 비용 부담이 덜하다.

또 현물 주식을 사면 주가가 내렸을 때는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지만 주식옵션에선 주가가 내릴 때도 이득을 볼 수 있다. 거래 전략만 잘 짜면 주가 하락에 따른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주식워런트증권도 미리 정해진 조건에 따라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프리미엄만 주고 산다는 점에서 주식옵션과 유사하다. 다만 거래소가 결제를 보장하는 주식옵션과 달리 주식워런트증권은 발행자인 증권사가 파산 등으로 지급의무를 다하지 못할 위험이 따른다. 주식옵션의 대상 종목은 거래소 종목 30개로 제한돼 있는 반면 주식워런트증권은 코스피200 구성 종목을 대상으로 한다.

또 주식옵션은 결제일이 매달 있지만 주식워런트증권은 통상 1년 이상으로 길다는 점도 두 상품의 차이점이다. 이들 상품의 성격이 유사한데다 도입 초기여서 어떤 상품이 투자자의 관심을 더 끌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실제로 미국은 개별 주식옵션이, 홍콩은 주식워런트증권이 앞서는 등 국가별로 상황이 틀리다.

프리미엄의 등락에 따른 이익만 취하지 않고 결제일에 주식을 취득하는 게 목표라면 결제일이 잦은 주식옵션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삼성증권 전균 애널리스트는 "주식옵션은 단기용으로, 주식워런트증권은 중장기 투자상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서로 투자층이 달라 충돌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장지수펀드-인덱스펀드=인덱스펀드는 종합주가지수나 우량종목 위주의 코스피200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도록 만들어진 펀드다. 상장지수펀드도 주가지수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 하지만 상장지수펀드는 주식처럼 증시에서 사고팔기가 쉽다는 특징이 있다. 또 인덱스펀드에는 운용수수료가 따로 붙지만 상장지수펀드는 주식처럼 거래세만 내면 된다.

다만 상장지수펀드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몇몇 걸림돌로 인해 국내에서는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은 선물 거래처럼 지수가 내려도 수익을 낼 수 있게 공(空)매도가 가능하지만 국내에선 안된다. 상장 요건이 까다로와 상품이 네 종류에 불과한 것도 거래 활성화를 막는 요인이다.

증권선물거래소 옥진호 상품개발팀장은 "상장지수펀드의 활성화를 위해 상장.폐지 요건을 완화하는 등 다양한 제도 개선을 연구중"이라며 "이르면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실행에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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