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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5개월 '불멸의 명승부'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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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지난해 우승자 이세돌 9단. 이 9단은 지난해 한·중·일 최강자들을 물리치며 ‘불멸의 승부’를 보여줬다.

어언 10년. 수많은 명승부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던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본선의 스타트라인에 지난해 우승자 이세돌 9단 등 32명의 절정 고수들이 다시 도열했다. 시드 15명, 예선통과 16명. 그리고 1회 대회 때 유창혁 9단을 꺾고 우승을 차지해 추락하는 일본 바둑의 비원(悲願)을 이뤘던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 9단도 이번엔 '와일드카드'로 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39세의 요다가 옛 영광을 재현하기엔 모든 것이 너무 많이 변했다. 그 시절 이세돌.최철한등 한국의 새 강자들과 구리(古力).쿵제(孔杰) 등 중국의 패자들은 모두 어린 아이였다. 10년 세월이 판도를 크게 바꿔 놓았다. 오직 변하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의 최대 적수였던 이창호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이다.

출전 선수는 국가별로 한국 17명, 중국 9명, 일본 6명. 27일 개막식을 하고 28일 32강전, 30일 16강전을 치른다. 결승전이 열리는 내년 1월까지 5개월간 장정을 펼친다. 우승상금은 2억원. 중앙일보사와 KBS가 공동 주최한다.

◆ 불멸의 명승부들=1999년 3회 대회 결승전은 가장 대표적인 명승부로 꼽힌다. 최강 이창호 9단을 2대1로 리드하며 우승을 눈앞에 두었던 중국의 마샤오춘(馬曉春) 9단이 대역전패를 당하며 좌절하는 과정은 바둑이 '수의 승부'를 뛰어넘는 '인간의 승부'임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4국과 5국에서도 마샤오춘은 계속 대세를 리드했으나 다 잡은 승리를 놓치고 눈물을 쏟아야했다. 중국의 천재 마샤오춘은 이 패배 이후 영영 재기하지 못했다.

이외 2003년 '와일드카드'로 대회 참가권을 얻은 조치훈 9단이 준결승에서 불후의 묘수를 날리며 결승에 올라 끝내 우승까지 거둔 것도 잊지 못할 명승부다.

한국은 9번 중 7번 우승했고 나머지 두 번은 일본(조치훈 포함). 중국은 결승전에서만 한국에 다섯 번 연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 10회 우승자는 누구냐=표에서 보듯 우승자는 항상 최정상의 기사들이었다. 신예 돌풍이 거세게 불다가도 결국은 누군가에 의해 꺾이곤 했다. 그런 점에서 이창호-이세돌-최철한 등 한국의 3강이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다. 크게는 한.중 대결이고 일본은 아무래도 한 수 아래다. 다만 우승까지 가려면 윤준상.김지석.리저(李喆)등 겁없는 소년기사들에게 일격을 당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32강 중 최고령자는 52세의 조훈현 9단. 최연소자는 16세의 김지석 2단. 최저단자는 유재호 초단.

<한국 17명>=이세돌(전회 우승자).이창호.조훈현.유창혁.최철한.박영훈.루이나이웨이(芮乃偉).조한승.송태곤.김명완. 이희성.이정우.백홍석.윤준상.천스위안(陳詩淵).김지석.유재호

<중국 9명>=저우허양(周鶴洋).뤄시허(羅洗河).후야오위(胡耀宇).구리(古力).쿵제(孔杰).왕시(王檄).왕레이(王雷).박문요(朴文堯).리저(李喆)

<일본 6명>=요다 노리모토.조치훈.하네 나오키(羽根直樹).다카오 신지(高尾紳路).미조카미 도모치카(溝上知親).스루야마 아쓰시(鶴山淳志)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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