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한자 익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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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국어를 잘 하게 하려면 한자 교육이 꼭 필요하다.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어이기 때문에 한자를 모르면 단어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어렵다. 초등학교부터 대다수의 학습 용어는 한자어로 되어 있다.

한자 교육은 언제부터 시키는 게 좋을까. 아이가 그림에 관심을 가질 때부터 가능하다. 그것은 두 살이 될 수도 있고 세 살이 될 수도 있다. 한자 공부는 다른 과목보다 더 어릴 때 시작할 수 있다. 왜냐하면 한자는 그 특성상 그림을 통해서 글자를 인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표의문자인 한자는 그 발생의 근원이 그림이고, 글자 모양도 회화적인 성격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표음문자인 한글이나 영어와는 달리 글자의 모양만으로도 글자의 내포된 의미와 음을 익힐 수 있다.

그러나 아동의 학습 발달 정도를 고려하여 처음에는 자원이 되는 그림에서 자형을 익히고, 후에 한자의 뜻이나 음을 익히게 하는 것이 좋다.

어떻게 내 아이에게 한자를 가르쳐야 하나. 우선 아이가 쉽게 알 수 있는 주변의 사물을 뜻하는 상형자부터 시작한다. 아이의 신체나 사물, 가족 등을 뜻하는 글자를 먼저 가르치는 것이 좋다. 획수가 적은 '山.川' 같은 상형자부터 시작해, 한 획이나 두 획 정도 획수가 늘어나는 상형자(火.木 등)를 가르쳐도 좋다. 이때는 가르친다기보다는 반복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아이에게 그림을 보여주고, 그 그림이 글자가 되는 과정을 제시하면서 그림이 변해서 글자가 되는 모습을 흥미 있게 가르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한자의 자원 그림과 그 변형 과정이 체계적이고 정확하면서도 재미있게 구성된 교재를 선택해야 한다. 사물의 그림 위에 해당 한자를 그려주면서 글자가 만들어진 원리를 설명하면 아이가 한자를 쉽게 받아들이게 된다. 많은 한자가 담긴 책보다 아이가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교재를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자만 있는 교재보다는 아동의 포괄적인 지능.인성 발달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놀이적.지적 체험이 가능한 교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단순히 보고 읽고 그리는 것은 기본이고 그 외에 오감을 이용할 수 있는 교재를 선택하면 더욱 좋다. 동화책의 형식을 띠면 한자뿐만 아니라 국어 학습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일상 속에서 한자를 익히게 하자. 배운 한자는 가능하면 벽걸이 형식으로 아이가 잘 볼 수 있는 곳에 붙여 두는 것이 좋다. 한 번 공부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자극과 기억으로 학습 부담 없이 아이에게 한자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림을 통한 한자 학습은 아이의 창의력 발달에 도움을 준다. 한자는 그림이 기호화 되는 과정을 거치므로 그 과정에 아이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높일 수 있다. 아울러 논리적 사고력의 발달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한자 학습을 통해 우리말의 정확한 뜻을 알게 되어 어휘력 향상과 학습 능력 신장에 도움이 된다.

강유경 JEI재능교육 한자팀 선임연구원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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