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 주부 소호 사업에 '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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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방을 창업하는 주부들이 늘고 이싿. 소자본으로 별도의 사업장없이 집에서 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봉자 대교 솔루니 디렉터의 수업장면.

7살 난 딸을 둔 주부 신명아(34.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씨는 2주전 사업을 시작한 초보사장이다. 사장이지만 그녀는 사무실이 따로 없다. 아파트가 곧 사무실이다. 사업자금으로 목돈을 들이지도 않았다. 주부부업으로 딱 맞는 소자본 무점포 사업 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공부방'이다.

그녀는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5년 동안 간호사로 근무하다 결혼을 계기로 그만 두었다. 그 후 줄곧 가사와 육아만 전념하고 살았다.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 시간이 남게 돼 부업을 찾던 중 공부방을 알게 됐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공부방을 시작하기 전, 신 씨는 많이 망설였다. 대학시절 과외를 했던 것이 아이들을 가르쳐본 경험의 전부였다. 남편도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며 반대했다. 그러나 '집에서 하는 돈 안드는' 사업이라는 점에 이끌려 도전하게 됐다. 사업을 시작한 지 2주 밖에 되지 않았지만 회원은 40명이나 모았다. 본사도 놀라워한다.

엄마들을 집중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신 씨는 공부방을 시작하자마자 같은 아파트 단지 안에 사는 어머니 20명을 모아놓고 체험수업을 했다. 같이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어서 안심하고 믿는 분위기였다. 몇몇 어머니들이 흥미를 보이며 동참하더니, 금세 입소문이 났고 전화문의가 이어졌다. 수입도 짭짤해 그녀는 시작하길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공부방 사업을 하는 주부들이 설설 늘어나고 있다. 몇 십 만원의 가맹비와 집안에 공부할 수 있는 작은 공간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키우면서 부업으로도 딱 좋아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많다.

공부방 운영자는 사업자이자 교사다. 집으로 어린이들을 불러 모아놓고 수업한다. 5~6명이 함께 공부하는 그룹과외 형태다. 영어.수학.국어.독서.논술.창의력 등 과목도 다양하다.

국내에 공부방 업체는 수백 개나 된다. 성장세도 꾸준한 편이다. 동아출판사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부터 해마다 10%씩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해 시장규모는 2000억 원 정도였으며, 올해 2120여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하고 학부모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공부방 업체를 선택할 때는 교육 프로그램이 우수한지, 교재개발은 열심히 하는지, 본사에서 홍보지원은 얼마나 해주는지, 경쟁력 있는 기업인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공부방 사업의 성공여부는 본사의 체계적인 교사교육 시스템과 사업 초기의 회원 확보에 달렸다. 주변 인맥을 통해 잘 가르친다는 입소문이 나면 일단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대교는 공부방 솔루니포럼을 운영하고 있다. 영어와 독서, 논술을 공부하는 곳이다. 4년제 대학 졸업자나 동등학력 소지자 중에서 관련학과 전공자나 독서지도사 자격증 소지자, 관련 학습지도 경력자라면 도전 가능하다.

영어와 독서는 주 2회 50분, 논술은 주 1회 90분 수업한다. 모둠 수업 형태다. 3~6명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토론식으로 진행한다.

입문 교육 비용과 초기 3개월 홍보비는 회사에서 모두 부담한다. 자녀가 중.고교에 입학할 때 축하금도 준다. 실적이 좋으면 별도의 성과 수수료도 지급한다. 독서포럼 교사에게는 년 180권의 수업용 도서를 무상 대여해 준다.

대교 관계자는 "공부방 하나당 전국 평균 회원수가 30명 정도다. 월 평균 수익은 100만 원 수준이다. 경력이 쌓이고 회원 수가 증가하면 월 250만 원의 소득은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문의 080-222-0909.

금성출판사의 푸르넷 공부방은 만 40세 이하의 대학 졸업자나 예정자로 교육 사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소양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개설할 수 있다. 지점을 방문해 서류 전형과 면접을 거친 후 4박5일 동안 교수법과 공부방 운영 방법을 배운다. 최종 시험에 통과해야만 공부방을 개설할 수 있다.

개설하기 전에 해당 영업국에서 공부방 운영 방법을 교육받는다. 또 가까운 지역의 선배 푸르넷 교사의 현장을 참관하여 실습 업무를 배우게 된다.

푸르넷의 관계자는 "회원 모집을 영업 조직에서 해 준다. 따라서 공부방 교사는 학생들 지도에만 전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사에게 승진의 기회도 주워진다. 주임교사나 지점장이 될 수도 있다. 또 독서 지도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교육도 해준다. 매월 우수 교사를 뽑아 시상을 하고 해외여행도 보낸다. 문의 080-969-1000.

두산동아의 동아홈스쿨은 영어 공부방이다. 지난해 11월 런칭했다. 교사의 수익은 회비의 50~77%이며, 회원 수가 많을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

한글교재 없이 100% 영어로 수업한다. 처음 공부방을 시작한 교사들은 이 점을 부담스러워 한다. 동아홈스쿨 관계자는 "그래서 가상 수업을 수십 차례 반복해 교사들에게 리허설을 시켜주고 자신감도 길러준다"고 말했다.

수업은 매주 1회 60분간 진행된다. 가맹비는 40만 원이다. 문의 02-2636-3123.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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