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차 할부금 빼고도 -124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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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입 차주가 한달 수입이 1백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생존권 투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운수업계에서는 이 수치가 과장됐거나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부경대 윤영삼 교수가 민주노총의 의뢰를 받아 지난 3월 화물연대 회원 9백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지입 차주들은 월평균 4백18만원의 운행 수입을 올리고 5백42만원을 비용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화물차 할부금과 감가상각비를 제외하고도 한달에 1백24만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일부 지입 차주들은 한달에 버는 돈이 40만~1백20만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운수업계의 한 관계자는 "3천만원짜리 5t트럭을 지입차로 운영해도 월 2백30만원을 번다"며 "6천만~1억2천만원짜리 25t 트럭을 몰면서 1백만원도 못버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지입 차주가 평균 7백만원의 수입을 올려 각종 비용을 빼고도 최소 2백만원 정도 남는다고 추산했다.

포항에서 인천까지 40만원을 받고 올라가 내려올 때는 30만원을 받기 때문에 한번 왕복하면 주선료 등을 제외하고도 70만원을 번다는 것이다. 차주들은 2박3일에 한번 경부선을 왕복하므로 한달 25일을 일하면 10번 왕복해 7백만원을 번다는 계산이다.

민주노총의 자료에서도 월평균 운행거리는 경부선 10회 왕복에 해당하는 9천4백47㎞다. 화물연대가 주장하는 공차율 20%와 월평균 알선료 37만원을 감안해도 추정 수입이 너무 적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런데도 화물연대가 적자가 난다고 주장하는 것은 운전자간의 편차가 크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의 조사에서도 총수입이 월평균 3백만원이 안된다는 응답이 43%에 달한 반면 6백만원을 넘는다는 운전자도 24%나 됐다.

업계 관계자는 "운전자가 법적으로 자영업자인 관계로 수입 격차가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25t 차량을 20년 넘게 몰았다는 한 운전자는 "5~6년 전만 해도 한달에 5백만원 이상 손에 쥐기가 어렵지 않았다"며 "최근 화물차 운전자가 늘고 경기 침체로 운임이 제자리 걸음을 하면서 상황이 나빠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개별화물차 운송업 종사자는 1997년 2만7천여명에서 2001년 5만4천여명으로, 같은 기간 일반화물차는 9만6천여명에서 14만1천여명으로 각각 늘어났다.

결국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뒤늦게 뛰어든 차주들이 물량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지입 차주는 직영이나 위수탁 차량보다 물량 배정에서 뒤로 밀려 매출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모든 운전자가 손실을 보고 있거나 월 1백만원도 손에 쥐지 못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낮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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