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U대회] 北·이라크도 참가 '화합의 달구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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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조직위원회는 지난 2월 발생한 대구 지하철 참사의 현장인 중앙로역에서 불과 1백여m 떨어진 곳에 있다.

대회 개막을 여섯달 앞두고 터진 이 대형 사건을 직접 목격한 조직위 사람들의 가슴은 슬픔으로 미어졌다. 엄청난 재난을 당한 시민들 앞에서 '세계 대학생들의 축제'를 홍보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행사를 자제하면서 조용히 대회 준비를 해왔다.


대구 유니버시아드 개막이 13일로 꼭 1백일 남았다. 8월 21일부터 11일간 대구광역시와 경북 7개 도시(구미.김천.경주.영천.경산.안동.예천)에서 벌어지는 유니버시아드는 2003년에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국제종합대회다. 1997년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가 열렸지만 하계 대회는 처음이다.

◆ 최대 규모 대회

현재 참가 의향서를 보낸 국가가 1백70개국이다. 1백35개국에서는 이미 7천6백18명의 선수단 참가를 신청했다. 이것만으로도 벌써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01년 베이징(北京) 대회 때의 6천7백57명을 넘어섰다. 더구나 역대 대회에 한번도 참가하지 않았던 바레인.아루바.지부티.세인트 킷츠 네비스 등 4개국이 참가의사를 밝혔고, 베이징 대회에 불참했던 쿠웨이트 등 12개국도 참가 의사를 표시했다.

다만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때문에 선수단 파견을 재고하는 국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변수다. 조직위는 현재 사스의 확산이 주춤한 상태인데다 날씨가 더워지고 있어 상황이 더욱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평화와 화합의 대회

지난해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어 북한이 선수단과 응원단을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핵 문제로 세계가 비상한 관심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북한의 대회 참가는 세계 평화 무드에 일조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전쟁을 치렀던 이라크도 참가키로 했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동티모르.아프가니스탄 등 지구촌의 모든 분쟁 당사국들도 참가 의향을 밝혔다. 이번 대회 주제인 'Dream for Unity'(하나가 되는 꿈)와도 부합된다.

◆ 경제적인 대회

대구 유니버시아드의 총 예산은 2천3백억원으로 부산아시안게임의 20% 수준이다. 대구를 포함한 8개 도시의 65개 경기장에서 경기와 훈련을 하게 되지만 단 한 곳도 신축한 곳이 없다.

주경기장은 대구월드컵경기장이며 다른 경기장은 기존 시설을 대회 규정에 맞게 개.보수했다. 적은 비용으로도 국제대회를 치러낼 수 있는지 시금석이 될 것이다.

대구=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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