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직접투자 계좌 확 줄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에서 손을 털고 있다. 대신 펀드를 이용한 간접투자가 늘고 있다.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그간 주식투자를 자신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여겼던 일반인들이 '적립식 펀드'로 대표되는 신형 투자상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선물거래소는 15일 2004년 7월부터 지난 8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이 거래소 시장에서 1조1689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 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20.0%에 달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보유(금액기준)는 2003년 19.7%로 떨어지더니 지난해에는 18.0%까지 하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의 활동주식 계좌(6개월내 잔액가 있고 1번 이상 거래가 있는 계좌)도 지난 2002년 801만개에서 2003년 727만개로 감소한데 이어 지난 7월말 현재 683만7000개로 2년 7개월만에 120만개 가까이 줄었다.

반면 2002년 말 93만9000여개였던 투신권의 주식형 펀드계좌수는 지난 7월말 현재 284만9000여개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이같은 개인 직접 투자자의 증시 이탈을 "증시 선진화 과정"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1950년만해도 전체 주식의 90.2%를 개인투자자가 보유하고 있었지만 이 비중이 80년 58.6%로 하락했다.

당시 불어닥친 뮤추얼펀드 붐으로 98년 개인 비중은 41.1%까지 떨어졌다. 대만 증시도 2000년 55.3였던 개인 비중이 지난해 48.0%로 하락했다.

또 저금리에 따라 '적금붓듯 적립식 펀드 투자'를 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어난 것도 개인투자자들의 간접 투자 붐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2000년 'IT버블' 붕괴 이후 직접 투자에 실패한 많은 투자자들이 증시를 아예 떠났던 '증시 구조조정'도 투자문화 변화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거래소 관계자는 "신규 투자자층 대부분이 간접 투자 시장으로 몰린 것도 활성화의 한 요인"이라며 "간접투자에 세제혜택부여 등 시장 선진화를 촉진시킬 정책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