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cover story] 노인들은 외롭습니다, 힘들어도 뵈어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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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늙어가고 있다. 그것도 아주 빠르게. 지난해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모두 418만여 명이다. 전체 인구를 4800만여 명이라고 했을 때 8.7%. 이미 7%를 넘었기에 '고령화 사회'다. 그러나 진짜 심각한 것은 멀지 않은 미래. 보건복지부의 예측에 따르면 당장 2030년만 돼도 이 비율이 24.1%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또 20년이 흐른 2050년의 예상치는 무려 37.3%. 세계 평균이 2004년 7.3%, 2030년 11.8%, 2050년 15.9%인 것에 비하면 엄청난 속도의 '조로증'이다.

이 병의 증세가 특히 심각한 곳은 농어촌. 통계청이 지난해 실시한 '농어업 기본통계조사'에 따르면, 농어촌 인구 중 무려 29.4%가 65세 이상 노인이다. 10년 전 16%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 반면 40세 미만 농민은 전체 농민 124만여 명 중 고작 3%에 불과했다. 이제 "환갑이면 한창 일할 나이"라는 말은 농담도 못 된다.

이러다 보니 농어촌에는 외로운 노인이 넘쳐날 수밖에 없다. 200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농촌에서 결혼한 자녀와 동거하는 노인은 고작 20%뿐. 대신 노인 혼자 살거나 부부만 단둘이 사는 세대는 무려 42.9%나 됐다. 4년이 흐른 지금은 더 늘어났을 게 분명한 수치. '대처'로 떠나보낸 자식 뒷바라지에 허리 한번 옳게 펴보신 적 없는 어르신들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그런 분들이 있다는 사실이 귀향길이 아무리 고돼도 한달음에 달려가야 하는 이유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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