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미술|세계의 명품이 서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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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현재 종교미술과 종교건축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회가 내년8월15일부터 한달간 국립현대미술관서관에서 열리기로 최근 확정됐다.
한국천주교전래 2백주년기념행사의 일환으로 카톨릭협의회(회장 김세중)가 마련한 이 전시회에는 바티칸시티·프랑스·서독등 종교미술로 이름높은 나라의 유명소장품을 종합적으로 소개하는 첫 번째 기회라는 점에서 미술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출품작내용을 살펴보면 스케치·유화등 회화60점과 조각20점. 그리고 건물모형·설계도·사진등 교회건축30점과 그에 따른 성물·제구등 부수작품50∼70점등 모두 1백60∼1백80점. 회화는 1백호이내, 조각은 높이 1m이내의 작품이 선보이게 된다.
이중에는 「앙리·마티스」 「조르지·루오」 「마르크·샤갈」 「베르나르·뷔폐」 「알프레드·마네시에」 「마리노·시로니」 「에른스트·바라크」 「헨리·무어」 「마리노·마리니」 「루치오·픈타나」 「에밀리오·그레코」 「이반·애스트로빅」같은 저명화가·조각가의 작품이 다수 들어있다.
이 전시회 특색중의 하나는 각 나라별로 성적을 구분지어 출품토록 했다는 것. 바티칸미술관에서는 현대종교미술의 대가들로 회화부문 14명의 작가작품30점과 조각부문16명의 작품20점을, 프랑스에서는 현재 생존해있는 화가로서 국제적으로 명성도가 높은 이들의 종교적 주제작품30점을, 서독에서는 2차대전후 설계된 최신 교회건축의 역작들을 소개하도록 짜여져있다.
이 전시회의 산파역을 맡은 김세중교수(조각·서울대미대)에 따르면 전시회가 처음 계획된 것은 지난 81년. 작년 2월 서울조각회 파리전으로 유럽에 나간 김교수가 로마에 들러 바티칸미술관측과 원칙적인 합의를 보아 급진전됐다.
윈래는 바티칸미술관소장품만을 국내에 소개할 예정이었으나 서독 천주교대교구의 호응과 프랑스「베르나르·안토니오」문화예술창작담당관의 지지를 얻어 대규모로 확대됐다고.
현재 바티칸미술관 및 서독측은 작품목록 선정이 끝난 상태이며 프랑스측은 아직 작가선정이 안됐으나 금명간 문화성·외무성·종교예술협의회가 공동위원회를 구성하여 작품선별을 끝낼 계획이다.
이 전시회를 위해 한국측에서 지불하는 경비는 거의 없는것으로 알려졌다. 즉, 바티칸미술관소장품의 경우 국제관례에 따른 최소한의 보험료만 지불하도록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프랑스의 경우 국립현대미술관장과 김교수가 일체를 책임진다는 조건하에 운송비만을 부담하며 독일의 경우 전시회에 따른 비용전부를 교회유관기관인 「미시오」에서 부담하도록 돼있다는 것.
만3년의 준비과정을 담당해온 김교수는 『바티칸미술관의 경우 전시장의 벽·보안·습도·조도등 내부조건과 외관뿐 아니라 한국기후의 30년간 평균 데이터까지 요구하는등 세심함에 놀랐다』면서 『아시아에서 일찍이 없었던 이 전시회가 끝난후 본국에 도착할때까지 무사히 잘되기만을 바란다』고 말했다.
개막일인 8윌15일은 광복절인 동시에 성모승천기념일이기도 해 국가적으로, 또 천주교단으로도 뜻깊은 날이기도 한데 가톨릭협의회측은 이번 전시회가 비단 천주교구의 기념행사가 아니라 문화계를 비롯한 사회전체에 걸쳐 기념비적인 사업으로 일반의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
이 전시회에서는 국내가톨릭미술가들의 작품도 함께 선보일 것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전시회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한국천주교전래2백주년기념발기로 하여 「국제가톨릭미술트리엔날레」을 발족시켜 볼 계획도 아울러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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