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멜다 "정부 맘대로 내 보석 못 팔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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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필리핀 대통령의 부인인 이멜다 마르코스(76)가 소유했던 보석이 경매에 부쳐진다. 크리스티와 소더비의 전문 감정사들은 14일 마닐라를 방문해 중앙은행이 보관해 온 37.5 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등 보석 수십 점을 감정할 예정이다. 필리핀 정부 관계자는 "이들 보석이 제대로 경매될 경우 1000만 달러는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보석 가운데 90%는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실각 직후 이를 해외로 밀반출하려던 이멜다의 하수인으로부터 압류한 것이며, 나머지는 이멜다가 하와이로 망명할 때 미 세관이 압수한 것이다.

경매 방침이 알려지자 이멜다는 "나는 어느 곳에서도 부패로 유죄선고를 받은 적이 없다"며 "정부는 보석을 압수하거나 경매할 권리가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대통령궁 직속 '좋은 행정위원회'의 리카르도 아브시드는 "보석들은 필리핀 정부의 국고에서 나온 돈으로 구입된 것으로, 미국과 필리핀 당국에 의해 합법적으로 압류된 것"이라며 "대법원이 이 보석 경매에 대해 확정 판결을 내린 만큼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마닐라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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