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와 신안해저유물|일본순회전시회|동경 국제동양학자회의와 시기 맞춰|공산권과 첫교류 통해 문화외교 실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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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신라시대 유물 2백22점과 신안앞바다 인양문물 1백1점을 함께 전시하는「한국고대문화전 신라천년의 미-부…세기의 발견-신안해저출토문물」일본순회전시회가 오는 8월2일∼12월4일까지 동경·명고옥·복강 등 일본 3개도시에서 개최된다.
한일양국 공동주최인 이 전시회는 9일 상오 최정우 한국국립중앙박물관장과 「사이또·세이」(재등정) 동경국립박물관장,「가또·기이찌로」(가등기 일낭) 중일신문사장 등 양측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회의실에서 전시회개최협약을 체결함으로써 구체적인 일정 등이 확정됐다.
대표적인 전시회 출품유물은 ▲신라문화재=『금관』(황남대총북분출토)『금제허리띠』 『기마형인물토기』『금동룡두당간』『금동미륵보살반가상』▲신안유물=『청자어룡절꽃병』『청자다구병』『청자양각운룡문병』『청백자베개』『백유흑화당초문소병』등-.
전시일정은 동경=8월2일∼9월11일(동경국립박물관), 명고옥=9월23일∼10월23일(나고야시박물관). 복강=11월3일∼12월4일(후꾸오까시미술관)이다.
이번 일본순회전은 특히 중공·북한 등의 공산권을 포함한 세계 2천여명(일본1천명, 외국1천명)의 학자들이 참가할 예정인 동경국제동양학자회의 개최시기와 전시기간을 일치시켜 이미 한국정부가 주창한 신안유물의 공산권개방과 중공·북한과의 상호 고대문물교환전을 실질적으로 실현하는 한국문화외교의 일대 전환이라는 점에서 크게 주목된다.

<해설>
신라유물과 신안해저인양문화재들이 출품 전시되는 이번「한국고대문화전」의 일본순회전시회는 우선 세기적 발견인 신안유물이 처음으로 해외 나들이를 해 국제 고고학계에 공개된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다.
특히 이 전시회는 전시기간중 개최되는 국제동양학자회의(8월30일∼9월7일동경·경도)에 대거 참석예정인 중공·북한·소련 등의 미수교공산권 학자들에게 찬란했던 신라문화와 신비의 중국송·원대의 신안유물을 관람, 연구할 기회를 제공한다는데 초점을 둬 더욱 큰 의의를 갖고있다.
이는 정부당국이 이미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개최된 세계박물관협의회를 통해『신안해저문물을 북한학자를 포함한 중국대륙학자 등 전세계 학자들에게 기꺼이 공개하겠다』는 한국의 대외문화정책지침을 실질적으로 실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한국고미술품의 일본순회전은 동경 등 주요 6개도시를 순회한 지난 76년의「한국미술오천년전」과 80년의「한일 문화교류전」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
이번 전시회는 국제동양학자회의에 맞춘 한국고미술특별전으로 한국문화의 고대 일본문화에 대한 지도적 위치와 그 독창성을 널리 선양하는 한편 북한을 포함한 공산권학자와의 교류를 실현, 한국역사의 정통성을 대내외에 부각시킨다는 문화외교 목적외에도 종래 전시회와는 전혀 다른 몇가지 특징을 갖고있다.
첫째의 특징은 고대로부터 근세에 이르는 고미술품을 망라했던 과거와는 달리 신라문화란 특정한 주제와 시대성을 뚜렷이 했다는 점이다.
둘째는 유물의 대여형식을 지양한 한일양국 공동주최의 형식을 취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번 일본순회전은 한국국립중앙박물관과 일본동경국립박물관·중일신문사 등의 공동주최로 개최된다
세째는 국제적인 관심과 연구대상이 되고있는 중국유물인 신안해저인양문화재들을 부수적으로 포함시킨게 이례적인 특징이다.
이번 전시회는 1873년 파리에서 창립돼 2∼4년주기로 회의를 갖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동양학자회의와 관련, 전시문화재들에 대한 중공·북한학자와의 학술토론 및 공동연구를 통해 한국정부가 이미 북한측에 제의한바 있는 남북고대문물교환전을 유도하고 신안유물의 대공산권 개방을 실천에 옮기는 문화외교의 일대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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