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민한당총재 치사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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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엄청난 진통을 겪고 폐허 속에서 민주의 초석을 놓은 우리 민한당의 제2차 전당대회를 맞는 오늘 우리의 감회는 실로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벅차다.
민주·민족세력의 주체임을 자부하면서 정통 제1야당의 깃발을 올렸을 때는 계엄하였다. 우리는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강인한 의지로 국민의 편에 서서 싸워왔다.
오늘 우리는 이 나라에 민주주의를 확립할 수 있고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룩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됐다.
나는 오늘의 제2차 전당대회야말로 평화적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적 요구를 충족시키겠다는 우리의 결의를 다짐하고 우리의 민주전열을 가다듬는 또 하나의 역사적 시점이 올 것을 확신한다.
이른바 새 국회니 개혁의지니 하는 정부여당의 봉쇄전략 속에서 우리는 정부를 비판·견제하는 제1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하는데 심혈을 기울여왔다.
난공불락인듯이 보이던 다수의 위력은 우리의 정당한 주장을 외면할 수 없게되었고 얼어붙었던 땀은 서서히 녹아가고 있어 이제는 확실히 해빙의 연대를 맞고있다.
최근의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기류는 심상치 않다.
「나까소네」 일본수상의 방한·방미에 이어 「슐츠」미국무장관의 동북아순방은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이른바 단계적 교차승인운운 등 모종의 중대한 정책변화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남북문제가 만약 우리의 어깨너머로 구상되고 결정되는 일이 없도록 정부는 단호하게 관계우방에 촉구해야할 것이며 우리의 안보를 정부의 호주머니에만 넣어두어서도 안될 것이다.
정부가 스스로 한 말을 그대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국민은 정부를 믿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상실케 할뿐만 아니라 정치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게된다.
우리 민한당에 대한 국민의 열화 같은 지지와 성원은 곧 오직 우리만을 수권정당으로 신임하는 증거다.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크면 클수록 우리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는 것을 당원동지들은 똑똑히 인식할 줄 믿는다.
오늘의 이 대회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확실하게 다짐하자. 『1988년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위해 우리 민주한국당은 신명을 바쳐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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