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퓨전 놀이터' 홍콩 디즈니랜드 12일 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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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디즈니랜드가 12일 문을 열었다.

유명 풍수사가 길일(吉日)이라고 조언한 이날 홍콩 곳곳에는 간간이 비가 내렸다. 이 놀이공원은 지난 1999년 아시아 외환금융 위기의 여파로 홍콩 경제가 극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홍콩 정부가 경제침체를 돌파하기 위해 월트디즈니사와 합작으로 건설되기 시작했다.

관광객을 끌어들여 일자리 창출과 관광 활성화를 통해 경제를 정상궤도에 올려놓는다는 취지에 따라 건설된 홍콩 디즈니랜드에 홍콩 정부와 월트디즈니는 각각 57 대 43의 비율로 모두 200억홍콩달러(한화 2조6천억원)를 투입했다.

건설공사가 진행된 지난 6년 동안 홍콩 경제가 실제로 점진적인 회복의 길에 들어서 시민들에게 기대감을 안겨주었고, 홍콩 정부는 디즈니랜드가 개장후 40년간 1천485억홍콩달러(19조원)의 경제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월트디즈니측은 파리 디즈니랜드가 미국 및 유럽 각국 문화와 융합하지 못한채 입장객 감소로 경영이 악화된 것을 경험 삼아 홍콩 디즈니랜드에 대해선 홍콩과 중국의 현지 문화를 적극 반영하는 현지화 정책을 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홍콩인들이 중시하는 풍수지리를 적극 활용, 개장일 뿐만 아니라 정문 위치, 나무 한그루, 꽃 한포기도 모두 풍수 전문가의 판단을 거쳐 결정했다.

디즈니랜드의 한 음식점에선 '오행(五行)'을 주제로 金ㆍ木ㆍ水ㆍ火ㆍ土 요소가 들어간 '풍수 중식 식단'까지 만들었다. 홍콩 정부는 이같은 현지화 정책에 힘입어 중국 관광객을 위주로 입장객이 15년후 1천만명으로 늘어나고 1만8천명의 직접 고용과 더불어 10만명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실제 관광이 주수입원인 홍콩으로선 2003년 대륙 중국인들의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홍콩 방문이 줄기차게 늘어나고 현금 구매액도 증가하고 있어 이같은 관광수입 증대를 기대할 만 하다. 투자은행인 CLSA도 디즈니랜드 개장에 따른 홍콩 관광특수로 인해 홍콩 경제가 올해 7%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이무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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